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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도 그러한 데 갈 곳이 딱히 없을 때 한국에서 나는 그럴 때 카페에 갔다. 창가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창문 밖에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멍하니 앉아서 밖의 풍경을 구경했었다.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드물게 술도 한 잔씩 했다. 무엇보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스트레스가 무지막지하게 쌓여 주체 안될 때는 한강에 갔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이 답답하다고 느끼지 않고 살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도심에 나무나 공원은 별로 없지만, (요즘엔 공원이 많지만;;)주위를 둘러보면 갈만한 산들이 많았고 조금만 나가면 쉽게 한강 둔치에 닿았다. 강변을 따라 하염없이 걷거나 자전거를 탔다. 이런 것들이 여유치 않을 때는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은 밤, 가까운 대교 하나 찾아서 천천히 강바람 맞으며 걸었다. 걷다가 중간쯤에 멈춰서 .. 더보기
젊은 순교자 - 'La Jeune Martyrede' de Paul Delaroche Paul Delaroche (또는 드물게 Hippolyte Delaroche) :1797. 07. 17 - 1856. 11. 04, 프랑스 역사 화가, 아카데미 사실주의 젊은 순교자 - 'La Jeune Martyrede' de Paul Delaroche 해가 막 떨어진 늦은 오후, 또는 해가 뜨기 직전 세상이 파랗게 변하기 바로 직전 가장 어두운 늦은 새벽. 주변의 정막과 어둠이 그 정도쯤 깔린 시간. 검붉은 핏빛 강물, 또는 어둠이 드리운 강물 위에 3세기 로마 디오클레티아누 황제 시절에나 나오는 여신들이 입는 듯 한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떠내려 온다. 물결은 간간히 달빛을 비추이고, 어둠에 쌓여 까만 강물에 하얀 드레스는 더욱더 선명하다. 여자는 깊은 잠에 빠진 듯 편안해 보이는 표정으로 흘.. 더보기
그림에서 숨이 느껴지는 작가, 윌리엄 부궤로 (William-Adolphe Bouguereau) 미술이 너무 어렵다고 느껴서 관심이 전혀 없었던 내가 미술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찾아보며공부하게 만들었던 작가가 있어서그를 한번 소개해보고 싶다. 그의 작품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한 동안 그의 일생과 그림만 찾아다녔으며, 급기야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구석에 그의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보고 싶은 마음에 파리까지 갔었지만, 더 이상 그의 작품을 그곳에서 볼 수 없었다. 실망하고 있었고 포기한 상태였는데, 정말 우연히 그의 작품을 오르셰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2011년 10월 기준 오르셰 박물관, 파리에 그의 그림이 있었는데, 지금도 파리 오르셰에 그의 작품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가 파리에서 얼마나 사람들이 안 쳐주는 작가인가 하면, 오르셰 직원이 그의 작품과 그에 대.. 더보기
The Slave Ship - William turner (노예선 - 윌리엄 터너) 윌리엄 터너(1775 - 1851), 노예선 William turner - The Slave Ship , 184090.8x 122.6cm / 캔버스 유채 / Museum of Fine Arts. Boston. 윌리엄 터너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된 건,비, 증기, 속도..에 관한 작품이었는데, 찾아보니 제목이 '증기선'이었다. 증기가 안개처럼 자욱 한 곳에 다리 하나가 쭉 뻗어있고그 안개 자락의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기차였다. 그 작품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알게 된 작가인데.. 이 그림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사진으로는 다 볼 수 없지만..자세히 보면 매우 거친 바다에 빠져 가라앉는 노예들이 보인다.터너는 자연 풍광을 많이 그리는데 단순히 풍경을 전달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고자연 속에 어떤 의미를 담아 보는 .. 더보기
우리의 부부 싸움 토마스 씨는 정말 피자 몬스터라고 스스로 별명을 지을 만큼 피자를 아주 좋아한다. 다행인 것은 자기 피자에 자부심이 있어서 나를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해 먹으니 좋다. 그런데 또 자기 피자 부심이 대단해서 내가 안 먹으면 또 엄청나게, 무척, 많이, 매우, 몹시 서운해하는 거다. "여보, 피자 먹고 싶다. 피자 해 먹자.""나는 별로 안 당기는데..""그럼 뭐 먹고 싶은데?""김치 볶음? 김치찌개? 김치 비빔국수? 김치말이 국수?""싫어. 피자 먹자." 먹는 걸로 이런 사소한 다툼을 가끔 한다. 왜냐하면 대화는 이렇게 사소하게 시작하지만, '먹고 싶다, 같이 먹자'파인 토마스 씨의 설득과 '싫다.' 파인 내가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과정에서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그냥 혼자 해 먹으면 좋은데 꼭 '함.. 더보기
외국인 남편이 좋아하는 한국식 샐러드 어렸을 때, 엄마가 가끔씩 해주던 음식이 있다. 한국식 샐러드인데, 아무래도 어렸을 때 가끔씩 먹던 음식이라 종종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독일에 와서도 가끔 생각나서 해 먹었는데, 토마스 씨가 처음 샐러드 맛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왜 때문에? 정말 단순한 샐러드이기 때문이고, 당연히 외국에도 이런 샐러드가 있을 줄 알았기 때문에 나도 조금 놀랐었다. 내가 종종했던 이 샐러드와 아주 똑같은 샐러드는 독일에서 본 적 없고, 비슷한 샐러드는 본 적이 있긴 하다. 샐러드라고 썼지만, 사실 샐러드라고 하긴 좀 그렇다. 적당한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데...그 음식은 바로 다름 아닌, 감자 샐러드. 그냥 삶은 감자를 으깨고, 계란 삶아서 노른자는 감자처럼 으깨고, 흰자는 식감 좋게 대충 썰어 넣고, 옥수수 .. 더보기
처음으로 이케야 조립 도전해 보다. 책상이 너무 지저분해 보여서 처음으로 이케야에서 조립식 상자를 하나 사 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토마스 씨에게 사다 달라고 한 다섯 번쯤 부탁하니 사 왔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너무 크긴 했지만, 그런대로 정리가 되긴 해서 그냥 쓰기로 했다. "여보, 나 이거 조립해 줄 거지?" "네네네~그런데! 나중에~" 나중에라고 말하는 것 보니 오늘 안에는 안 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ㅎ결국 내가 해보기로 하고 난생처음 이케야 조립에 들어갔다. 남편이랑 침대랑 테이블이랑 이것저것 같이 해보긴 했지만, 작은 상자여도 혼자 해보는 건 처음이라 설명서를 펼쳤는데.................. 아놔, 뭐 이리 복잡한 거임? 나름 공대 나온 여자인데, 하하하함낭러ㅏ너리ㅏㄴ멂ㄴ;ㅣ -_-설명서는 그림.. 더보기
우연으로 내리는 비 - 11. 란, 바람이 좋다. 0. 참고 및 이야기 배경, 카미노란?산티아고 가는 길 (http://varamizoa.tistory.com/76)1. 프롤로그 - 란의 비 (http://varamizoa.tistory.com/74)2. 프롤로그 - 파비안의 비 (http://varamizoa.tistory.com/73)3. 란, 파비안의 첫인상 (http://varamizoa.tistory.com/80)4. 파비안, 란의 첫인상(http://varamizoa.tistory.com/85)5. 란, 뜻밖의 동행 (http://varamizoa.tistory.com/91)6. 파비안, 뻔한 사람들의 흔한 이야기(http://varamizoa.tistory.com/97)7. 란, 하나의 우연 조각 (http://varamizoa.tistor..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