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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고(Lugo)에서의 추억 * 2015년 9월에 썼던 글 본인 발췌. 우리의 인연을 확고하게 해주었던 추억의 도시가 있다. Lugo라는 스페인 북부의 도시 중 하나이고, 나와 토마스가 북쪽길의 순례 여정에서 처음 만나 산탄데르(Santander)에서 부터 함께 걷기 시작했지만 정작 함께 걸으면서 가장 추억이 많은 도시이다. 내가 첫 카미노의 철 십자가가 있는 돌무덤(산?)에서 세 가지 소원을 빌었는데 그중에 하나는 길 위에서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다른 하나는 결혼하고 해마다 모든 종류의 카미노 길을 걷는 것이었다. 첫 번째 소원이 이루어졌고 두 번째 소원도 현재 시점에서는 이룬 것과 다름없다. 결국 내 두번째 카미노인 북쪽길에서 토마스를 만났고 2년 후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으로 프랑스의 르퓌길(Le puy en velay)을 .. 더보기
의외로 독일에 없거나 비싼 음식 밤이 너무 먹고 싶어서한 봉지 사 와서 삶아 먹으려고 보니 갑자기억울한 마음까지 드는 거다. 왜 이리도 비싼건지. ㅠㅠ한국에서는 원 없이 먹었던 사소한 밤이었는데....그 억울한 마음에 뜬금없이 포스팅까지 해본다. 제목에 음식이라고 달긴 했지만주로 식자재나 과일, 채소류가 많은데갑자기 생각난 몇 개만 일단 적어보면, 구할 수는 있는데 매우 비싼 것 1. 밤 내가 밤을 또 엄청 좋아하는데 자주 먹질 못해서 병나는 것 중에 하나. ㅠㅠ큰맘 먹고 한 봉지를 샀는데 7유로가 넘었다. 그래도 신나게 삶아 놓고 까고 보니한그릇 정도 나옴 ㅠㅠ 그릇이 별로 큰 그릇이 아니라비교를 위해 주먹을 사이에 두고 사진을 찍었는데내 주먹이 여자 주먹치고 큰 주먹도 아니고작다면 작은 주먹인데별 차이가 없다. 한번에 아구아구 먹어.. 더보기
사소한 문화 차이가 부른 커다란 부부 싸움 투닥투닥이면서 사는 우리 부부가 자랑도 아니고...가끔은 우리가 싸우는 사소한 그 이유들이 내가 생각해도 넘 유치하여 창피하거나너무 사소해서 어느 하소연하기도 민망할 때가 있다. 지금 쓸 이야기는 그 정도는 아닌데,문화 차이가 뭐야? 먹는 건가? 하면서 살다가문득 이런 의외의 부분해서 커다란 차이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그리하여 사소한 문화 차이가 커다란 부부 싸움을 불렀다. ㅋ 그것은 바로 밥솥, 독어로는 쓰지 않고 우리가 처음 영어로 의사소통할 때, 쓰던 그 단어를 여전히 쓰고 있다. 라이스 쿠커. 토마스도 한식을 좋아하는데 특히나 밥을 좋아한다. 잡곡이나 뭐가 섞이는 것은 "으~으~음, 괜찮아. 그런데 패이보릿 아니에요."라고 하면서 은근 거부한다. 밥은 좋아하지만 갓 지은 흰 쌀밥. 그 자체. 하.. 더보기
국가비 한국어를 매우 잘하는 영국 남자 채널을 구독해서 보고 있는데어느 순간부터 자주 등장하던 여자가 있었는데그녀가 바로 국가비. 원래 예능프로를 잘 안보는데다 지금은 한국에 살지 않으니그녀가 한국에서 마스테셰프라는 프로에 나오는지도 전혀 몰랐다. 그런데 조쉬 영상에 나오는 그녀는 예쁘장한 미모와 다르게 성격이 꽤나 털털했고 허세나 가식 또는 내숭 같은 것도 없었다. (한국에서 자라지 않아서 그런 듯 ㅎ)다국어에 능통하지만 은근슬쩍 그런 모습을 어필하며 척하지 않는 것도 좋았다.이런 저런 그런 부분이 꽤나 긍정적으로 보였는데그래도 이렇다 할 의견도 없고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툽에서 아래 링크의 영상을 보았는데..보다가 국가비랑 같이 울고 말았다. 이 사람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일 것 같다. 는 생각이.. 더보기
광합성 냥, 일광욕하는 밀라, 밀라는 들리지 않고 잘 보이지 않아서빨리 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폴짝폴짝 잘 뛴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서뒤나 옆에서 누군가 쓰다듬으면, 민망할 정도로, 너무 미안할 정도로, 깜짝깜짝,울찔 움찔하며안 그래도 똥그란 눈을 더 똥그랗게 뜨고소처럼 끔벅거린다. 그래서 밀라는 쓰담 쓰담 하고 싶을 땐앞으로 손을 뻗어밀라가 보이도록 해서 움직여야 한다. 적어도 어떤 형체가 다가오는 걸 감지할 수 있도록. 그런데 그렇게 다가서면 냥이 특성을 각인시켜주기 위해 손길은 거부한다. ㅋㅋ < 볕을 따라 계속 움직이면서 자다가 화분이 등 뒤에 있는지 모르고 계속 머리와 몸을 드리밀고 있는 밀라. 귀찮아서 더 움직이지 않고 있냥. ㅋㅋ 더보기
무서운 거 못 보는 토마스씨. 우리는 함께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영화를 고르는 취향이 잘 맞지는 않는다. 한번은 억지로 전기톱 살인사건인가 뭔가 그거 보자고 했다가한바탕 부부싸움까지 했다. 무슨 초딩한테 보자고 조르는 듯한 죄책감이 들어 그 뒤로는 함께 보자고 안 하고 그냥 혼자 본다. 그러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방에 안 들어 옴 ㅋㅋ 그런데 좀 웃긴 게, 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잔인하고 엽기적인 것들은 점점 잘 못 보겠다. 토마스는 외려 공포 류를 잘 못 보지만 엽기류나 잔인한 영화는 또 곧잘 본다. 그나마 가끔 미스테리나 스릴러물은 또 함께 볼수 있어서 다행이긴 하다. 스크림처럼 살인자가 뒤쫓거나무언가에 마구 쫓기며 도망가야하는 류의 영화를 빼고 공포, 호러, 미스테리, 스릴러, 엽기 안 가리고 엄청 좋아하고 찾아서 보는 나... 더보기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책, 영화 스포 있음) ( * 영화, 책, 섞임 리뷰 주의. 너무 오래전에 읽었고 본 영화지만 좋은 느낌과 기억에 예전 글을 찾아봤다. 그리고 일단 올리고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써봐야겠음)/ 영화 제목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 책 제목 :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다나베 시이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많은 소설이 영화화되어 인기가 있기도 하고 원작을 망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원작이 있는 영화이고 원작을 아직 읽지 못했다면, 먼저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영화가 나왔는데 원작이 있다면 내 경우에는 주저 없이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읽는다. 원작을 먼저 읽으면 영화를 보면서 영화 자체로 느끼고 인물들의 감정을 따르지 않고 습관적으로 작가적.. 더보기
2009년 9월 어느 날, 로그로뇨 (프랑스길) 프랑스 길에서 일주일 좀 못 되어서였을 것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서두르는 바람에, 너무 어두운 새벽에 길을 잃고 다시 출발점인 로그로뇨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곧 동이 터왔다. 그때의 일출은 내 평생, 지금까지도 두 번 본 적 없던 절대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 아름다움으로 그간 살아왔던 내 인생에 설움과 아픔, 상처가 한번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감격, 감동,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났으며,그 모든 복잡한 감정을 눈물로 확인했던 순간이었다. 첫 카미노를 다녀온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 6년 동안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한 것 같다. 2009년 9월 기점으로 그 전에 내 삶은 꿈을 향해 나아갔고그랬기에 변화 없이, 늘 같은, 그래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