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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어느 하루, feat. H 양

재외국민 투표하고 한국 식당 다녀왔어요!

오늘 프랑크푸르트까지 가서 부재자 투표를 하고 왔어요. 

투표가 끝나고 안내하시는 분께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독일에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하신 분이 약 1,2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1,200개의 표가 다시 전국 각지로 흩어지겠지요. 

그렇게 흩어진 이 작은 표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공정한 투표가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이런 표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해서 다녀왔습니다.


친한 동생들과 프랑크푸르트 영사관까지 왕복 200km 조금 못 되는 거리를 다녀왔어요.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에 온 기분이었어요. 

한국 사람들도 많고~

엘리베이터 안에 한글로 된 안내문도 붙어 있고

한국 사람들과 한국어로 이야기 하니 제가 정말 한국에 있다는 착각이 ㅠㅠ

정말 창피했지만, 투표가 끝나고 인증샷도 하나 찍어 봤어요. 


제가 뽑은 분이 당선이 되면 정말 좋겠네요. 

간절한 바람을 담아 투표권 행사 완료하고 왔네요. 

건물도 현대식이고 한국 사람들 만나고 한국어 듣고

투표도 하고 기분이 참 좋았어요. 이때까지는.


그런데 오랜만에 프랑크푸르트까지 갔는데 그냥 올 순 없죠. 

프랑크푸르트에는 한국 식당이 많아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거든요. 

저 사는 곳은 딱 한 데밖에 없거든요. 

아니, 두 군데 더 있긴 한데 그곳은 관광객들은 몰라도 저처럼 살고 있는

현지 거주인들에게는 한국의 식당 같은 느낌이 아니라. 

외국에 있는 한국 음식을 파는 독일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 더 들어서 거의 가지 않거든요. 

그런데, 사실 오늘 조금 우울해요. 

정말 거금을 내고 평소에 먹을 수 없는 메뉴를 주문했거든요. 

아귀찜. 

정말 이제까지 먹어왔던 아귀찜 맛이 아니었어요. 

아구가 그렇게 질긴 생선이었나 싶은 생각도 나고. ㅜㅜ

독일에선 북부 끝을 제외하고 생선 먹는 게 쉽지 않거든요. 

굉장히 비싸기도 하고 생물을 아무거나 쉽게 살 수 있지도 않고요. 

그래서 비싸도 맛있으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시켰는데 정말 많이 우울했어요. 

사실, 아귀찜이 한국에서도 싼 음식은 아니니까, 

비싸다고 생각도 안했어요. 

그런데, 정말 이모디콘 블로그에 자제하려고 하는 편인데 

오늘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걸로 한페이지 도배하고 싶어요. ㅠㅠ


상호명을 밝히기 좀 껄끄러워서 참고하시고 싶은 분들은 비밀 댓글 남겨주시면

개인적으로 알려드릴게요. 


밥하고 둥굴레차도 2인분 시켰는데, 

1인용 미니 주전자에 1인용 처럼 티백 하나에 물만 조금 더 넣고 잔 하나  챙겨주신 게 다였어요. 

티백이 아니라 진짜 둥굴레를 넣은 차를 바란 것도 아니었고, 

적어도 그냥 차 주전자는 인당으로 주실 줄 알았어요.  

아니면 1인용보다는 조금 이라도 더 큰거?

다른 테이블에도 보니 1인용 차도 전부 같은 주전자에 나오더라고요. 


블로그에 이런 글 올리는 거 정말 별로 안 좋아하는데,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식당 가실 분들에게 꼭 참고가 되는 마음에 씁니다. 

사장님 내외분은 친절하고 나쁘지 않았는데............

음식점에 가는 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 가는 거 아닐까요.. 


기대 많이 안했는데도 살짝 우울하네요. 

한국 음식 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순대, 한국 생크림 케이크, 육개장, 족발 김치, 곰탕, 설렁탕, 뼈다귀 해장국, 막국수, 짜장면, 오모리 찌개, 아귀찜, 해물찜, 오징어 순대, 오징어 볶음, 튀김, 김말이, 꿀떡, 인절미, 바람떡, 짬뽕, 백설기, 등등등 

기분 좋았다가 음식에 대한 향수만 커져버렸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