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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어느 하루, feat. H 양

밥 먹는 모습에 반하고 처먹는 모습에 헤어진다. 밥 먹을 때 꼭 여기저기 흘리며 먹어서 나의 앞자리는항상 지저분하다. 무언가를 먹거나 요리를 하고 나면옷이 어딘가에 또는 얼굴이나 머리카락 어딘가에 꼭 그 흔적이 남아있다. 너는 밥을 어떻게 먹길래 머리카락 뒤에 밥풀을 붙이고 있느냐,너는 요리를 무엇으로 하길래 등 쪽으로 간장이 튀었느냐,나 몰래 초콜릿 먹은 거 다 티 난다! 이마에 초콜릿 묻었다. 아느냐, 나보다 내 동생은 더 심한데, 제부도 그랬고 우리 남편도 처음에는 이런 모습이 귀엽다며 예쁘게 봐주었다. 나는 조금 조심성이 없는 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덜렁거리고 치밀하지 못하다. 그런 나를 우리 엄마는 칠칠맞지 못하다고 하셨다. "저, 칠칠이를 누가 데려가느냐..어휴.." 평평한 길 위에 아무것도 없는데도 가끔 넘어지기 일쑤고잘 걷다가 스텝.. 더보기
구글의 인공 지능 광고 해외생활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의 어느 하루에 관한 이야기니까,게시판은 그냥 여기로. 나는 원래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광고 폭격은 원래 좋아하지 않는데, 구글 광고는 은근한 매력이 있어서 괜히 좋다. 아무 광고나 닥치는 대로 불특정 다수에게 폭격하듯뿌려대는 것이 아니라, 절도 있게 서너 개로 한정하며,또 그 사이트에 방문한 사람의 특성이나현재 방문한 사이트의 내용을 고려한 '관련' 광고가 노출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쿠키와 같은 기타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노출시키는 시스템이라마냥 환영할 것은 아닌데, 그냥 나는 재밌다. 예로, 아래 사진은 내가 올린 최근 글인데,부부싸움을 했던 이야기를 올렸다. 그런데 광고에 뜬 것이 행복한 명상, 상쾌한 일상! 마음 수련!!!이라.. 더보기
지키기 힘든 약속 참 지키기 힘든 약속이 있다. "우리 다음에 함께 다시 꼭 오자. " 예전에 한국에 살 때, 처음 파리를 왔을 때 그런 생각을 했다. 파리를 꽤 좋아했던 동생에게 다시 오자고 했지만 동생은 과연 그런 날이 올까 했다. "내가 여길 언제 다시 또 와보려나." 그런데 우연하게도 한국에 사는 동안 두 번을 더 다녀갔었고이후로 독일에 살면서 두 번을 더 여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언제 다시 한국에 들어갈는지.." 한번은 남편과 처음 만나서 우리를 돈독하게 했던 케밥을 다시 먹으러 스페인 루고에 4년 만에 간 적이 있었다. 정말 우연이었다.이렇게 약속하듯 중얼거리게 되는 그 말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토마스와 만나고 서로 그리워서 중간 나라인 인도에서 만나 2달 동안 함께 여행하.. 더보기
점점 애매해지는 정체성 그러나, 연말에 동생이 다녀갔었다. 이번엔 가야지, 이번엔 가야지, 하면서 벌써 3년째 한국을 가지 못했다. 지독히도 볕이 들지 않는 독일의 겨울이 시작되면서 늘 그리웠던 가족들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화선지에 먹물이 번지듯,가라앉았던 흙탕물이 다시 흙먼지로 뒤덮이듯, 그렇게 순식간에 그리움이 짙어지더니 이내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여러 명과 그룹 지어 친구를 맺거나,넓고 깊은 관계는 아니었지만, 한둘씩 깊고 끈끈하게 인연을 이어갔던 나에게친구들, 가족과 내 사이의 물리적 거리만큼 지나온 모든 시간이 아득해졌다. 언제 내가 그런 사람들과 함께했던 적이 있었나 싶게.. 그렇지만 나는 안다. 이것 또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한 나의 선택이었음을,예상했던 뻔한 과정이었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이란 .. 더보기
매우 놀랐던 독일의 화장실 문화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둘이서 격하게 공감하며 놀랐던 독일의 화장실 문화가 있다. 나도 친구(라 쓰고 친한 동생이라 읽음)도 둘 다 많이 놀랐지만, 매우 좋은 문화라고 생각해서 한국에도 널리 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ㅠㅠ) 독일에서는 남자도 앉아서 용변을 다 해결한다. 이에 관련된 건너 건너 들었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한국에서 독일로 나온 부부가 어느 날, 유치원에 아이를 보냈다. 그리고 아이가 유치원만 다녀오면 화장실 볼 일을 앉아서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의아하고 놀란 한국인 아빠는 아이를 혼냈고다시 서서 일을 해결하라고 가르쳤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다시 또 그런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항상 고쳐서 유치원엘 보냈는데, 어느 날, 유치원으로부터 학부모 호.. 더보기
잡생각 두 가지 1. 어른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시점으로 바뀌기 시작한 순간, 지나온 시간이 불과 며칠 전일까지도 아득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거 같다. 얼굴의 주름도 나이도 아닌 이런 느낌들에서 더 이상 내가 어린아이가 아니라 나이 들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낯섦이 더 익숙해지면 그땐 어느새 할머니라 불리고 있을까. 2. 사랑과 애정이란 감정은 만드는 게 아니라 저절로 생겨나는 거지만, 그 마음을 지켜가는 건 관심을 갖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우리 사이에 있던 어색함과 거리감을 추억으로 덮어 쌓아 올리는 매우 수고스러운 작업과 같다. 그러므로 이유가 많고 언제나 상황이 안되는건 그만큼 할애할 여유가 안 된다는 것, 즉, 그만큼의 의미가 안 되거나 한쪽의 마음이 다른 쪽 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는 거다... 더보기
동생을 보내고 공항에서 동생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지 4시간이 지났다. 내가 한국을 다녀간 지 좀 되었던지라, 그전부터 놀러 오라고 계속 꼬셨는데,아무래도 거리가 거리다 보니 옆 동네 오듯이 쉬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단비처럼 찾아온 겨울 특가 상품.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꼬시기가 먹혔고 동생은 그렇게 우리 집을 다녀갔다. 그리고 지금 내 표정은,아래의 오리와 같은 표정이다. 울상. 한국에 도착하면 동생이 여행 중에 내 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내주려고 핸드폰에서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다가 발견한 이 오리.꼭 우리 자매 같았다. 이번에 다녀간 내 동생은 막냇동생인데,5년 전, 만 30살 막차를 타고 호주 워킹을 다녀왔다. 거의 2년을 채우고 동생이 한국으로 돌아올 때쯤, 나는 독일로 넘어왔고 결혼식 때문에.. 더보기
독일에서의 첫 면접비. 오늘 처음으로 면접을 보고 면접비라는 것을 받았다. 25 유로. 면접을 처음 본 것도 아니지만, 면접비는 처음 받았다. 블로그에 올린다고 돈 사진을 찍고 있는 내게 남편이 다가와서 그랬다. 도대체 돈 사진을 왜 찍느냐며, 그걸로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며, 자랑할 거냐며, 누가 남자 아니랄까 봐, 그건 넘 1차원 적이지 않나. 조금은 부끄러운 이야기라서 이걸 공개로 올려도 되나 살짝 고민했었는데 그냥 올리기로 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자랑하고 싶어서 블로그에 무언가를 끄적거리고 올리는 건 아니니까. (보여줄 것도 자랑할 것도 없지만 ㅠㅠ) 토마스씨가 공부를 느지막이 다시 시작하게 되어서 우리 집은 독일어 어학이 끝나자마자 내가 일을 찾아다녔다. 어학이 끝나자마자 처음 지원한 회사에, 그것도 바로 집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