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이야기하다가 둘이서 격하게 공감하며 놀랐던 독일의 화장실 문화가 있다.
나도 친구(라 쓰고 친한 동생이라 읽음)도 둘 다 많이 놀랐지만,
매우 좋은 문화라고 생각해서 한국에도 널리 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ㅠㅠ)
독일에서는 남자도 앉아서 용변을 다 해결한다.
이에 관련된 건너 건너 들었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한국에서 독일로 나온 부부가 어느 날, 유치원에 아이를 보냈다.
그리고 아이가 유치원만 다녀오면 화장실 볼 일을 앉아서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의아하고 놀란 한국인 아빠는 아이를 혼냈고
다시 서서 일을 해결하라고 가르쳤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다시 또 그런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항상 고쳐서 유치원엘 보냈는데,
어느 날, 유치원으로부터 학부모 호출을 받게 되었다.
조금 의아해서 유치원으로 갔고,
거기서 유치원 선생님에게 부모는 거의 혼나고 왔다는 것이다.
모든 아이가 다 앉아서 볼일을 보는데,
그 한인 부부의 아이만 자꾸 서서 볼일을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의를 시키면 한동안 잘 따르다가 다시 반복하기 일쑤이고 해서
부모를 불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왜 남자가 앉아 볼일을 보면 XX가 떨어진다고 하거나,
아니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일종의 오래된 관습 하나일 수도 있다.
여튼, 한국에서 그렇게 살아온 아빠였기에,
아들에게 사내아이가 그렇게 일을 보면 안 된다고 다그치고 혼내서
유치원에서와 반대로 아이를 가르쳤던 것이다.
아이는 중간에서 얼마나 혼란스러웠겠는가.
유치원에서는 앉아서 하라 했지만, 집에서 변기에 앉아 있는 모습을
아빠에게 들키면 또 혼나기 일쑤였으니...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은 바로 독일에서는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작은 일을 볼 때도 앉아서 일 처리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스티커 같은 것도 판매한다.
이렇게 말이다.
그런데 내가 남자 화장실을 갈 일이 없기에 이런 스티커가 붙은 좌변기를 본 적도 없다.
그래도 내가 만약 남자이고
화장실에서 저런 스티커를 본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거 같다.
그러면 어떻게 일을 보라는 거지?
설마 앉으라는 것은 아니겠지?
또 이런 스티커를 본다면,
튀지 않고 어떻게 볼일을 보라는 거지?
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예전에 한국에서 살 때, 우리 친정에 남자는 아버지뿐이어서,
다행히(?) 밤이나 새벽에 변기에 빠지는 일이 별로 없긴 했지만,
그래도 종종 빠졌었고 경험해 본 여자들은 알겠지만,
거기에서 오는 짜증은 어마무시하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남자들도 앉아서 일을 보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지만, 매우 바람직하고 좋은 것 같다.
서서 일을 보느라 여기저기 튀는 그것을 청소하면서 비위 상할 일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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