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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어느 하루, feat. H 양

재외국민 투표하고 한국 식당 다녀왔어요! 오늘 프랑크푸르트까지 가서 부재자 투표를 하고 왔어요. 투표가 끝나고 안내하시는 분께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독일에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하신 분이 약 1,2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1,200개의 표가 다시 전국 각지로 흩어지겠지요. 그렇게 흩어진 이 작은 표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공정한 투표가 진행된다는 가정하에,이런 표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해서 다녀왔습니다. 친한 동생들과 프랑크푸르트 영사관까지 왕복 200km 조금 못 되는 거리를 다녀왔어요.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에 온 기분이었어요. 한국 사람들도 많고~엘리베이터 안에 한글로 된 안내문도 붙어 있고한국 사람들과 한국어로 이야기 하니 제가 정말 한국에 있다는 착각이 ㅠㅠ정말 창피했지만, 투표가 끝나고 인증샷도 .. 더보기
이상했던 프랑스 교통 법 얼마 전 프랑스로 여행을 다녀왔을 때 있었던 일이다. 나는 독일의 남서부에 살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국경을 넘어 프랑스로의 여행이 쉬운 편이다. 차로 1시간에서 길어야 2시간 30분 이면 이미 프랑스 국경을 넘게 된다. 독일에서는 장거리 운전을 해 본 적이 없었고 또 프랑스 교통 법규도 모르고 불어 공포증이 있어서 프랑스로 운전해서 놀러 가 볼 생각을 못 했다. 그래서 늘 시엄마나 시아빠와 함께 다니거나, 남편이 운전할 때 끼어서 주로 다녔다. 그때는 내가 운전 하지 않았고 유심히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이번에 여행하면서 프랑스의 이상한 교통 법규를 알게 되었다. 프랑스 여행시 운전 주의 사랑일 수도 있다. 일단, 그 전에 도로 표지판. 독일에서 운전하다가 강을 건너 국경을 넘으면 프랑스 표지판이 시작.. 더보기
셀프 인테리어를 본 남편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한국에서 친동생이 사 왔다는 작은 그림 액자를 보았다. 나무와 가지로 말의 형상을 그린 그림이었는데, 판화를 찍은 것인지 그림을 그린 것인지는 살짝 모호한 그런 그림이었다. 어쨌든, 실내장식용으로 집에 걸어두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산 것이기도 하고친구네 집 액자는 어른 손바닥보다 조금 큰 사이즈여서 조금 더 큰 그림을 갖고 싶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독일도 그림값이 아주 금값이라 누가 선물해주지 않으면 쉽게 쓰기 어려운 금액이다. 갖고는 싶고 쉽게 결정을 못 하고 있다가, 그래 그려보자! 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감하게 켄버스를 구입하고 연필로 쓱쓱,그리고 있는데, 남편이 와서는 갸웃갸웃하면서 유심히 보는 거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가, 오른쪽으로 돌.. 더보기
독일에서 봄이 온다고 느낄 때 날짜는 벌써 3월이라고 하는데, 체감상 3월인지, 2월인지 잘 모르고 지냈다. 기온은 여전히 좀 쌀쌀하고 밤낮으로는 아직은 종종아래 위로 이빨을 부딪히며 떨기도 한다. 문득, 오늘 독일에도 봄이 온다고 느꼈다. 나는 원래 계절에 민감하다. 그 말은 날씨가 꽤 중요한 사람이다. 비 오는 날씨는 싫어해서 집에만 있고, 눈 오는 날은 꼭 나가서 사부작사부작 눈을 밟아 주어야 하며,안개가 자욱한 날은 안갯속을 걸으며 머리카락 끝에 맺히는 이슬 보는 것을 좋아한다. 볕이 좋은 날엔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거닐고,바람 부는 날엔 작은 숲을 거닐며 바람 소리 듣는 것이 참 좋다. 그랬던 내가 독일에 와서 날씨를 잊고 살았다. 내게 얼마나 날씨가 중요한지 잊은 채 살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처럼 그렇게 다양한 날씨가 .. 더보기
독일인을 웃게한 외국인로서 나의 시선 조금 오래된 이야기이다. 독일인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유럽 여행이라고는 파리와 스페인이 전부였고, 스페인에 푹 빠져있었기 때문에 다른 유럽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렇다고 유럽을 동경하거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다. 다시 말하면, 독일에 대해 부끄럽지만 아는 바가 없었다. 관심이 전혀 없었으니까. 남편을 만났고 남편의 학업이 다 끝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내가 독일로 왔어야 해서 독일로 오게 된 케이스였다. 이 이야기는 내가 독일에 온지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동네를 지나는데 오래되고 낡은 판잣집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그런 판잣집들은 보통 마을이나 도시의 외곽에 있었고간혹 기찻길 옆에 자리하고 있던 적도 많았다. 최근에 찍어 둔 사진이 없어서 대충 비슷한 이미지를 구글에서 .. 더보기
타지 살면서 가장 섭섭할 때 가장 섭섭할 때라고 썼지만, 사실 가장 속상할 때가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결혼하고 이주하고 점점 한국의 가족들, 지인들과 연락도 뜸해지고그렇게 점점 소원해지는 서울에, 한국에 있는 내 가족과 친구들.몸이 멀어지니 점점 멀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문득 섭섭하고 새삼 속상하다. 일상에서 서운하고 섭섭한 것은 한국 음식 먹고 싶을 때가 고작이다.그런데 치킨이며, 보쌈같은 것을 먹는 일들이 그냥 당연했던 그런 일상이 점점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이곳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는 다른 반증일 것이다. 며칠 전 동생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데, "언니.. 나 아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면 별거 아닌 감기인데,그게 그렇게 짠한 거다. 병원 다녀왔느냐, 약은.. 더보기
한국 김밥의 갑질 독일에서 살면서 가장 아쉬울 때는 아무래도 먹고 싶은 것이 생각날 때이다.그중에서도 너무 당연하게 먹었던 것들을 더는 ‘당연하게’ 먹을 수 없을 때이다. 가령, 방앗간에서 2천 원에 한 팩 사 먹는 떡이나 지천으로 널린 분식집이나 편의점에서 매우 손쉽게 1-3천 원으로 사 먹을 수 있는 김밥이 있다. 아, 그리고 지금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700원 정도에 사먹을 수 있는 삼각 김밥!내 사랑 김밥과 삼각 김밥은 이제 아주아주 ‘특별한’ 날에 아주아주 ‘큰’ 맘을 먹고 ‘직접’ 만들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귀한 음식이 되었다. 특히 김밥은 정말 이틀에 한 번은 사 먹었던 나의 일용한 양식이었다. 만들어 먹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지라 자주해 먹지 못하는데, 그래서인지 한번 하.. 더보기
불혹의 얼굴에서는 그 사람을 볼 수 있다. 연초에 있었던 에피소드 그 이후, ( http://varamizoa.tistory.com/55 - 외국인 남편 놀라게 한 한국식 농담 )지층 집 아주머니를 집 앞에서 본 적이 있다. 그 집 방과 화장실 창문이 뒤쪽 주차장으로 나 있는데, 우리 차고가 그 집 바로 앞에 위치에 있다. 우리가 그 집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그 댁에서 사람이 얼굴을 내밀면오가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구조이다. 차를 빼러 나오는 나와 눈은 아주머니가 보일 듯 말듯 살짝 웃어 보였다. 나는 여전히 지금의 상황이 조금 믿기가 힘들다. 조금 더 지나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고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정말 그 아주머니에게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과 같은 크리스마스이브의 기적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 아주머니 얼굴은 항상 화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