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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우리 하루, feat. 독일

예측 불가 독일 날씨

오늘 기준 독일의

일출 시각, 08:18

일몰 시작, 16:28 이 이렇게 된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체감상 해가 뜨고 밝아진다고 느끼는 건 8시 반이나 돼야 하고

해가 져서 어둑해졌다고 느끼는 건 이미 4시쯤부터다.

어떤 날은 3시부터 이미 어둡다.

 

아침에 해가 떠도 어느 순간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고

미친 듯이 비를 퍼붓다가도 언제 그랬냐 듯이 해가 들기도 하며,

해가 들어 신나게 나들이 준비를 하고 나서면 금세 우중충해져 있다.

뭐, 예상대로 종일 비가 온다거나 종일 좋은 날일 때도 있지만,

좀 드문 경우다.

 

그리고 1년 365일 중 반 혹은 그 이상의 날씨가 구름 잔뜩 낀 우중충한 날씨이거나

장대비 혹은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다. (특히, 겨울)

가본 적은 없지만 우울한 날씨로 유명한 영국, 아일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지 싶다.

 

 

지난주엔 오랜만에 집까지 걸어가는 데,

3시 40분쯤 출발할 때만 해도 해가 짱짱했는데

오후 4시쯤, 어느새 어둑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십여 분 뒤,

 

 

 

다시 십여 분 뒤,

 

 

 

또다시 몇 분 뒤, 5시가 좀 못 된 시각.

 

 

최대한 보정했지만 전체적으로 실제보다는 살짝 더 어두운 느낌이다.

3시부터 어두워질 때는 3시에 이미 세 번째 사진과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독일에서 겨울은 정말 하루가 짧다.

전반적으로 우중충한 데다가, 늦게 해가 뜨면서 일몰과 상관없이 일찍 어두워지므로.

 

독일에서의 겨울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이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일까, 혹은 다행인 점.)

 

이런 독일 날씨에도 장점은 있다.

건조하기 때문에 여름엔 그늘에서 꽤 시원하고

여름엔 하루가 길어(밤 10시경 어두워짐)서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아침마다 독일 기온을 체크하면서 한국 기온을 체크하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겨울에는 한국과 기온이 거의 비슷하다.

혹은 기온이 낮아도 한국의 겨울보다는 전반적으로 따뜻한 편이다.

 

그래서 독일에서 농사는 주로 무, 감자, 슈파겔 같은 채소류에 한정되어 있고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은 수입에 의존한다.

그래서 인력 자원에 투자하고 그것이 오늘날 독일의 경쟁력을 만든 것 같다.

 

 

사실 독일인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독일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독일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었다.
그저 경제 대국, 국가 경쟁률 세계 탑 5안에 든다는 거 정도였다.

 

남편을 스페인에서 처음 만났고

나는 그때 스페인과 스페인 사람들, 음식, 여하튼 스페인에 푹 빠져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었다.

여차여차해서 독일로 이주했을 땐,

독일이나 유럽에 온다는 것보다 한국보다 스페인에 가깝게 살 게 되어서 좋았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 갈 줄 알았기 때문에. ㅎ ㅎ ㅠㅠ

 

 

전에는 몰랐는데 독일에 살면서 날씨가 내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볕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