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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우리 하루, feat. 독일

한국식 생크림 케이크에 감동한 시댁 식구들


동생이 한국의 베이커리에서 수년간 일한 제빵사인데, 

연말에 동생이 방문해서 5년 만에 한국식 생크림 케이크를 먹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독일에는 부드러운 빵부터 호밀빵, 딱딱한 빵등 종류가 많고

다 맛도 좋지만, 내 입맛은 이미 한국식 빵에 길든 상태라

늘 아쉬웠다. 



독일 빵은 프랑스 빵처럼 유럽에서도 꽤 유명하다. 



그렇지만, 독일에 아무리 온갖 빵 종류가 있다고 한들,

내가 나고 자란 한국식 빵과는 좀 다르다. 

게다가 자주 사 먹던 케이크가 독일엔 없다. 

한국식 케이크와 많이 다르다. 

일단 크림이 많고 무척 달고 느끼하다. 

한국식 생크림 버터크림 케이크는 구하기 힘들다. 

그래서 내가 늘 먹고 싶은 것 중에 하나. 



그런 동생이 만들어 준 생크림 케이크.

나는 집에서 제빵을 안 하고 토마스 씨도 잘 안 하는 편이라

도구가 없어서 동생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5년만에 먹어본 생크림 케이크, 그 맛은 제대로 였다.


이건 만들고 남은 재료로 케이크처럼 쌓아 올린 건데도 맛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까지 동생은 나를 위해 케이크를 구웠다. ㅠㅠ



작년에 한 번 시도했다가 망한 후로 시도하지 않고

내가 언제 한국을 가나, 

또는 동생이 언제쯤 놀러 오려나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했다. 


재작년에 내가 열심히 구웠던 생크림 케이크. 

토마스 씨는 한 입 먹고 내게 "많이 먹어~" 했던 그 케이크.



드디어 동생이 와서 감격의 케이크를 먹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


비록 제대로 된 도구가 없어 동생이 애를 좀 먹었지만, 

맛만큼은 제대로였기에 아는 동생들 나눠주고

시댁 식구들도 나눠주며 생크림 케이크 파티를 했다. 


독일엔 한국식 생크림 케이크가 없어서 

한 번도 생크림 케이크를 드셔본 일이 없었던 시댁 식구들.

평소에 후식으로 케이크나 단 종류를 별로 드시지 않으시던

시아버지께서도 앉은 자리에서 두 조각이나 크게 잘라 드셨고

시어머니도 두 조각, 다음 날 아침에도 한 조각, 점심에도 한 조각씩 드시더니

며칠 사이에 체중이 무려 2kg이 느셨다고 하셨지만, 매우 좋아하셨다. 


촉촉한 빵에 부드러운 크림이 독일식 케이크보다 달지도 않고

한없이 입으로 들어간다고. 

그렇게 동생이 처음 만들었던 케이크를 포함해 두 개의 케이크가 하루 만에 사라지고

나중에 2개를 더 만들었는데 그것 또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국식 생크림 케이크 독일에서도 통하니 괜히 나도 기분이 좋고

동생은 많이 의아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