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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우리 하루, feat. 독일

내 남자의 잠꼬대 남편은 바닥에 머리가 닿으면 1,2분 안에 곧 잠이 들지만 작은 소리에 민감하여 또 잘 깨는 편이다.그에 반해, 나는 쉽게 잠들지 못하여 한두 시간 뒤척이지만 일단 잠들면 잡음에 둔감하여 비교적 잘 잔다.남편이 아침에 일찍 출근하거나 나갈 때는 내가 잠들어 있어도 가벼운 입맞춤 인사를 꼬박꼬박 하고 가는데, 가끔은 그것조차 모르고 잘 때도 있다.어쨌든 우리의 수면 스타일은 완전히 반대다. 그래서 처음에 꽤나 고생했다. 잠귀가 엄청나게 밝은 남편이 매번 먼저 잠들고 내가 잠들기까지 뒤척이는 소리에 깨기 쉬우니 서로 너무 힘들었다. 나는 나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럼에도 부부는 함께 자야 한다는 생각을 남편은 굽히지 않았고 자신이 노력하겠다고 매번 다짐했었다. 사실, 그때 나는 남편이 바.. 더보기
우리의 부부 싸움 토마스 씨는 정말 피자 몬스터라고 스스로 별명을 지을 만큼 피자를 아주 좋아한다. 다행인 것은 자기 피자에 자부심이 있어서 나를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해 먹으니 좋다. 그런데 또 자기 피자 부심이 대단해서 내가 안 먹으면 또 엄청나게, 무척, 많이, 매우, 몹시 서운해하는 거다. "여보, 피자 먹고 싶다. 피자 해 먹자.""나는 별로 안 당기는데..""그럼 뭐 먹고 싶은데?""김치 볶음? 김치찌개? 김치 비빔국수? 김치말이 국수?""싫어. 피자 먹자." 먹는 걸로 이런 사소한 다툼을 가끔 한다. 왜냐하면 대화는 이렇게 사소하게 시작하지만, '먹고 싶다, 같이 먹자'파인 토마스 씨의 설득과 '싫다.' 파인 내가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과정에서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그냥 혼자 해 먹으면 좋은데 꼭 '함.. 더보기
로맨틱한 독일 남자 다니엘 린데만에게 노잼이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처럼, 유럽에서도 독일인은 재미도 없고 진지하기로 유명하다. 이성적이고 로맨틱하지 않기로 유명하여 독일 남자는 유럽에서도 인기 없다고 한다. 실제로 독일인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어쩌다 로맨틱의 '로'자만 나와도 그들은 스스로 알아서 선수 쳐 말하곤 한다. "그래. 우리도 알아. 독일인들은 재미없지. 그래서 인기도 없고." 실제로 겪어보니 처음엔 들었던 풍월대로 였다. 매사 진지하고 농담도 정색하며 해서 진짜 진지함과 농담이 구별도 어려웠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기 대장들이고 무드 브레이커들이다. 나는 그래도 처음부터 독일인들의 그런 점이 좋았다. 서양인 답지 않은 진지함으로 다가와서 좋았다고 할까. 그런데, 조금 더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겪.. 더보기
딸기로 토마스씨 놀린 이야기 요즘 독일에 마트에는 딸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향기만 맡아보면 아주 달달하니 정말 맛있을 거 같은 '척'을 하고 있는데, 사실 독일 딸기에 한 두 번 속아 본 것이 아니다. 맛이 없다. 독일에서 먹는 딸기가 늘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딱 그 제철에만 '잠깐' 맛이 좋고 끝이다. 그것도 직접 농장에 가서 딴 딸기나 농장 근처에서 파는 딸기가 맛이 좋다. 그리고 아주 아주 아주 '우연히' 그리고 '가끔' 또 '운 좋게'마트에서도 달달한 딸기를 득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맛을 보고 맛있어서 다음 날 달려가면 이미 그때 맛있던 그 딸기는 행방이 묘연해진 후다. 분명 딸기 같은 녀석들이 다시 진열되어 있지만, 그 전날 먹었던 그 맛은 아닐 확률이 높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비싸다!한국의 딸기도 싼 것은 아.. 더보기
1시간에 30유로 벌기 "여보, 바빠?" 토마스 씨가 내게 와서 물었다. "나, 이발해야 해요.""그래? 그럼 미장원 가요.""아니, 아니, 여보가 해 주세요.""귀찮아. 그냥 이번엔 미용실 가!""여보, 제발.""알았어. 그럼, 오늘은 꼭 30유로 내!!"ㅠㅠ 토마스 씨와 내가 가진 공통점 중의 하나가 이발에 꽤 예민한 것이다. 펌은 몰라도 헤어컷은 내가 딱 믿는 사람 말고는 쉽게 머리를 맡기지 못한다. 조금만 맘에 안 들어도 너무 짜증 나고 화가 나는데, 게다가 그 화의 뒤끝도 좀 길다;;;;; 토마스 씨는 정수리를 중심으로 앞쪽까지 머리숱이 별로 없어서무심하게 잘랐다가는 두피가 훤히 보여서 자칫 대머리로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나는 얼굴형이 못나서 잘못 자르면 못난 얼굴형이 드러나기도 하고어렸을 때부터 있던 긴 머리에 한이.. 더보기
텔레파시 통한 장보기 우리가 오토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에 쇼핑은 모두 남편의 몫이었다. (관련 글: 독일에 오토 자동차는 거의 없다. http://varamizoa.tistory.com/61 ) 오토 차량이 생기고 나서는 번갈아가면서 장을 보는데, 정말 가끔은 남편에게 장을 보라고 맡기는 게 불안할 때가 있다. 꼭 일곱 살배기 아들에게 동네 마트 심부름시키는 기분. 그 품목을 보면 그렇다. 필요한 것만 사오면 되는데, 꼭 과자니 초콜릿이니 군것질거리를 추가로 사 오니. ㅎㅎ얼마 전에 토마스 씨 혼자 장을 봤었는데, 내가 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도 쭈뼛뿌뼛 장 본걸 내어 놓고는 나한테 궁디팡팡 당하셨다. 으그..못 산다 진짜. 얼마 전엔 친구의 남편이 장기 출장 간 틈을 타 친구네 집을 다녀왔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며칠 .. 더보기
패스트 푸드, 독일에서 대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독일에서는 다른 나라에서만큼 미국식 패스트 푸드가 대성공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왜 그럴까?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독일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유럽에서는 미국식 패스트 푸드가 한국이나 미국처럼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대히트 상품은 아닌 것 같다. 어느 정도 민족의 특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다. 독일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든든하게 해줄 수 있는 독일식 패스트 푸드가 많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적게는 1.5유로 많게는 5유로까지, 5유로를 넘지 않는 가격에서 저렴하게 배를 채울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길거리 가판점처럼 딱 그만한 크기의 작은 프레즐 상점들. 2유로 내외의 가격으로 2-3개 정도 구입하여 가볍게 배를 채울 수 있다. 그리고 유동인.. 더보기
적응 안 되는 독일식 유머 연말에 한국식 농담으로 남편을 깜짝 놀라게 하고졸지에 악녀가 된 적이 있었는데, (관련 글 : http://varamizoa.tistory.com/55 )독일식 유머를 보면 그런 남편을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내가 했던 농담처럼 잔악하거나 몰인정한 유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유머가 많다. 1. 물에 빠진 사람 : Hilfe, Hilfe, ich kann nicht schwimmen.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나 수영 못해요)휠체어 탄 사람 : Ich kann nicht laufen, Schrei ich deshalb so rum? (나는 걸을 수(뛸 수) 없어, 그렇다고 나도 소리 질러야해?)아, 이건 정말 독일어는 둘째 치더라도 이해가 안된다. 굉장히 웃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