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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오늘 하루, feat. Thomas 씨

소소한 문화 차이 - 2 (웃음,재채기에 관한)

안 보는 척하면서 관찰력이 좀 뛰어난 토마스씨가

언젠가 내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왜 많은 한국 사람들(주로 여자)은 웃을 때 손으로 입을 가려?"


크게 웃으면 입속이 보여서 그렇거나,

웃는 모습에 자신이 없어서 아닐까라고 무심코 대답했지만,

그 뒤로 보면 선남선녀가 총집합한 방송에서도, 연예인들에게서도,

그러한 습관을 종종 발견하게 되었다.


나도 그러냐 묻자, 가끔 그런다는 그의 대답에 조금 놀랐다.

나는 전혀 안 그런 줄...-_-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그의 질문,


"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바닥으로 입을 가려?"


이 질문은 아까와 다르게 좀 황당해서

그럼, 가리지 않고 기침을 하면 다 튀잖아.라고 말해 주었다.

내 답에 그는,


"손을 펴서 손등으로 가리면 되잖아.

 나중에 악수도 할 수 있고,

 밖에서 다니면서 더러워진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면

 위생도 안 좋고.."


라고 하는 것이다!


세심하지 못한 나는 뭐 그렇게 복잡하냐고 불만을 토로했고

그럼 독일인들은 다 손등으로 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랬더니 그가 말하길,

독일인들은 주먹을 쥐고 엄지와 검지가 만나는 위쪽으로

입을 막고 기침을 한단다.

손등도 손바닥도 안전하다며.. -_- 

(* 기억의 왜곡 / 독일인들이 그런게 아니라 내 남편 만임..)


왜 나는 이런 소소한 다름이 귀찮은 걸까.


독일에 와서 제일 의아했던 차이가 하나 있는데

다름 아닌 식사 예절 중 하나이다.


코감기에 걸려 식사 중에 코를 풀고 싶을 때,

또는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코가 나올 때,

우리는 자리를 비워서 풀거나,

어지간히 심하지 않으면 훌쩍이면서 마시지(?) 않는가?


처음에 시부모님들과 식사자리에서 한번 그랬다가

집에 와서 남편이 나를 앉혀놓고 설명해 주길,

차라리 자리를 비워서 해결하고 오는 건 좋지만

식탁에서 같이 식사 중에는 훌쩍이면서 코를 먹지(?) 말라는 것이다.

식탁 예절에 어긋난다고.

 

여기까진 그럴 수도 있겠다 했는데,

식탁에서 다른 사람들 다 있는 자리에서

그냥 시원하게 팽- 하고 풀어 버리는 것은

예의에 전혀 어긋나는 건 또 아니란다.


기준이...기준이..뭔가..참 다르다........... -_-

이렇게 나는 매일 매일 독일에서 어린아이처럼 하나씩 배워가며 산다.

 

 


*)) 독일에서는 내가 재채기기를 했을 때,
Gesundheit! 라는 말을 듣는 다면, 대답은 그냥 danke! 하면 된다.
단순히, 건강하기를 바라는 인사이니 대답도 고마워!  :)
 


+)) 기침 감기가 아닌데 가끔 갑작스런 재채기가 나올 때,

영어로는 Bless you! 라고 하는데, (God bless you!, May God bless you!)

독일어로는 Gesundheit! (게준ㄷ하이트)라고 한다.

하면서 한국어로는 뭐냐고 어느 날 토마스씨가 물었는데,

우리나라는 없는데?

라고 했더니 아마도 한국만 없을거라며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끝끝내 나는 생각이 안 났는데...

우리나라도 어떤 단어가 있었나??????

 


나중에, 우리나라는 건강해! 라고 하면서 등짝 스매싱을 날린다고

거짓말하고 앞으로 등짝을 한 번씩 때려 볼까? 으흐흐

 

 


* 유채꽃 만발한 독일의 흔한 들판 사진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