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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오늘 하루, feat. Thomas 씨

독일 사람들은 안 먹는 과일 - 그때는 그랬다 2.

내가 연시 홍시 킬러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아니지만

떡볶이는 일주일에 두어번 사먹고

여름이 되면 삶은 옥수수를 일주일에 한두번 사먹고

겨울이 되면 호떡은 사먹어도

붕어빵이나 국화빵은 일주일에 한번은 사먹었던 같다.

그리고 외에 이것들을 먹는 날이나 계절엔

일주일에 두어번 떡이나 빵을 사들고 집에 간다.

 

빵은 주로 아빠를 위한 였고

떡은 온전히 나를 위한 군것질 거리다.

한번은 팥시루떡, 하루는 바람떡,

어떤날은 꿀떡, 

가끔씩 질리면 인절미나 가래떡도 사먹었다.

 

쓰고보니 군것질 좋아하는게 맞는 같다. ㅋㅋ

그런데 군것질은 과자나 사탕과는

다른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여튼, 주로 이런 군것질을 하다가

감이 나오는 철이 되면

일주일에 몇번 이런게 아니라

그냥 눈에 띄면 서너게 사들고 집으로 귀가했다.

 

그리고 아무도 먹고 나만 먹었다.

 

그랬던 나인데,

위에 말한 군것질들은 독일에서 아주

귀하고 귀한 음식이라, 하루 잡아서

아주아주아주 마음을 먹고 직접만들어야 한다.

 

그다지 부지런하지 못한 나는

달에 한번씩 정말 먹고 싶어서 죽을 같다 싶을 ,

내가 이러다가 죽지 싶을 ,

한번 마음을 단단히 먹고 해먹는다. ( 불쌍 ㅠㅠ_)

 

 

그나마 다행인게 중에 내가 해먹지 않고

사먹을 있는 군것질 거리가 있으니 그것은 연시 홍시.

 

처음 독일에 온해는 연시 홍시가 없어서 멘붕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어릴 동네 감나무 밑에 한알 주어왔던

감을 옷장 위에 두고 한달동안 잊고 있다가 발견했을

아주 아주 제대로 연시가 것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독일에서 단감을 사다가 부엌 선반 한쪽에

놓고 익혀(?) 먹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

내가 단감 3알을 아주 아주 열심히 묵혀 둔적이 있었다.

단감이 거의 들어가고 나오는 것들은 비싸진 시즌이었다.

 

그래서 아껴아껴 뒀다 먹으려던 거였는데

어느 감쪽같이 사라진거다.

 

부엌을 뒤져도 없었고

혹시나 하고 휴지통을 봤는데

역시나 처참하게 터져서 쓰레기통에 처박혀 있었다.

 

..

때의 상실감, 슬픔, 분노,..

이루 말할 없었다.

 

버린적이 없으니

범인은 누구겠는가.

 

그렇다.

우리 신랑, 남편, 토마스씨의 만행이었다.

 

그가 돌아온 추궁을 해보니

적반하장도 그런 적반하장이 없다.

 

처음엔  감이 상해서 버렸는데

무엇이 문제냐며 외려 나더러 칭찬을 해달라는 거다.

엎어 놓고 곤장을 쳐도 모자란 판에 칭찬?

 

그렇다.

독일에선 물렁해진 감을 먹지 않는다.

먹지를 않으니 당연히 팔지도 않는다.


가끔 보게 된다면 그것은 연시나 홍시가 아니라,

단감을 두고 파는데 안 팔려서 물러진 걸 것이다.

확신한다. ㅎ


독일 문화가 그렇다.

왜냐고 물으면 나도 모르고 그들도 모른다.

그들은 그냥 그런 감을 먹은적 없고

먹을 생각도 해보지 않았으며

상한 과일이라고 생각하는 거니까.

 

예전에 장금이가 홍시 맛이 나서 홍시맛이 났다고 했다고 하는 것과 같다.

독일인들에게는

그저. 단지.

먹지 하는 상태라 먹지 것인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이럴 때 보면 나는 독일 사람들의 특징이 나오는 것 같다.

다소 보수적이고 융통성 없는 교과서 스타일. ㅎ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까지

토마스씨에게 연시와 홍시에 대한 설명을 해야했다.

그래도 믿지 못하는 그에게

구글링을 해서 연시 홍시를 보여주고 나서야 겨우

납득을 시킬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매우 이상한 경우인건 변함 없었다.

 

상한 과일을 먹다니..’

 

나는 니가 이상하다. 남편아. ㅠㅠ

 

겨우 그를 설득하고 납득시켜

내가 익혀두고 있는 감을 버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여전히 그는 내가 연시를 갈라 먹을때는

내가 먹으면 안될 것을 먹는 모습을 보는 사람처럼

인상이 같이 어그러지곤 한다.

 

그러면서 한국말로

이상해~~~’ 라고 굳이말하는 것일까. -_-

 

토마스씨는 이제 내가 감을 먹지 않고

선반에 올려두면 절대 버려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약속도 이행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내가 감을 먹는 모습을

차마 보기 힘든 표정이다.

 

마치,

내가 바퀴벌레를 튀겨 먹고 있는......;;;;;;



그래도 요즘은 마트에 가면 단감을 볼때마다

하나씩 둘씩 사다준다.

꼬박 꼬박 생각을 해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