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서 같은 숨을 쉬고 사는데,
내 숨소리만 다르다.
고집불통들 속에서 같은 의견을 내는데도,
내 의견을 불이다.
같이 웃어도 내 웃음은 비웃움이 되고,
또 어떤 날은 오만한 웃음이 된다.
함께 울면 내 웃음 가식이 되고,
우리는, 아니,
그들과 나는 함께 한 공간에 있지만,
내가 그들과 다르다 하여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이상한 나라에
나는 지금 살고 있다.
잠깐 쉬어가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냥저냥 꾸역꾸역 살던 삶을 붙잡고 버티고 있다 보니,
벌써 몇 해가 지나고 있다.
나는 원래 어떤 사람이였던가,
본래 나는 어떤 모습이었나.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 과거를 헤집으며 또 며칠을 괴로워했던가.
이제는 이 의미 없는 무한 반복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제는 진짜 벗어나봐야겠다.
이상한 나라를 벗어나면 밖의 세상에는 나와 같은 또 다른 수많은 사람이 있다.
그걸 알면서도 내가 머물렀던 것은
단지 귀찮아서였다.
변명일까 진실일까.
모르겠다.
왼손잡이 사이에 오른손잡이가 다른 것이지 틀린 건 아니다.
그들이 모두 이상해 보이는 것은 나와 다르기 때문이고,
그들에게 내가 특이해 보이는 것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틀린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상한 것이니.
이제는 그 이상한 나라에서 그만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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