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엊그제 만든 짜장이다.
심지어 식사 한번 끝나고 남은 걸 찍은 양이다.
남편의 입맛이 아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바뀌고 있다.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고, 옆에서 자주 먹는 것을 보다보니
오다가다 한 번씩 맛보면서 그 맛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같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초밥!
사실 초밥집에서 먹는 유부초밥은 한국 음식이라 하긴 좀 그렇긴 하지만,
생 유부를 반으로 갈라 볶음밥을 채워 넣고 달걀 물을 한번 입혀서 살짝 구워 먹는
달걀 유부는 한국 음식이라고 우기고 있다.
처음엔 시큼해서 안 좋아했는데,
가끔 밤에 출출할 때 소시지나 빵 같은 거 먹는다면,
차라리 밥을 먹으라고 참치 마요 주먹밥 몇 개 해주거나,
유부초밥을 먹였더니 이제는 제법 좋아한다.
토마스 씨는 자신이 요리를 잘한다는 자신감이 넘쳐서
무언가 자기가 할 만하다 싶으면 욕심내서 자기가 한다.
그 욕심이 나는 또 참으로 고맙다. ㅋ
오늘의 도전 과제는 유부초밥이었고 별로 어려울 것 없었으니 성공.
그리고 남편은 한국어를 자기 편한 대로 맘대로 조금 바꿔서 부르는 습관이 있는데,
그래서 유부초밥도 자기만의 호칭이 생겼다.
호칭이 생겼다는 것은 그 음식에 애정이 생겼다는 의미.
"유부초밥, 유.부.초.밥. 유부.초밥. 유부초밥. 유부초밥."
하면서 연습하더니, 유부초밥이 유부촙빱이 되고,
유부촙빱은 다시 여부초빱을 거쳐 지금은 여보 줘밥. 이 되었다. 음음;;;;
토마스씨의 사랑 제육볶음은, 쪼끔뽁끔. 짜장면은 짜증나면, 뭐 대충 이러하다.
그 중에 불고기는 특별하게 고유의 이름을 인정해주는 대신 불고기 송을 붙여줬다.
자기가 정말 애정하는 한국 음식이니까. 라면서
정말 들으면 어이가 없어서 녹음을 시도해보았지만
눈치 빠른 남편 덕에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남편의 불고기송을 공개할 그 날까지!!
'일상, in DE > 오늘 하루, feat. Thomas 씨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국인 남편의 애교 필살기 (7) | 2016.03.14 |
---|---|
외국인 남편이 생각하는 한국식 테이블 (12) | 2016.03.01 |
김치를 전자렌지에 데우는 남자 (12) | 2016.02.29 |
한국 쌀, 외국인 남편이 더 좋아한다. (27) | 2016.02.25 |
따라쟁이 남편 (4) | 2016.02.23 |
이상하게 숫자 세는 외국인 아내 (5) | 2016.02.13 |
외국인 남편의 한국요리 도전 (8) | 2016.02.04 |
외국인남편 놀라게 한 한국식 농담 / 독일식 아파트 (8) | 2016.01.27 |
선물 못 하는 남자 / 독일 결혼식 (4) | 2016.01.21 |
김치 식혀 먹는 남자 (3) | 2016.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