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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오늘 하루, feat. Thomas 씨

외국인 남편이 생각하는 한국식 테이블 토마스 씨가 한국에 방문하기 전에처음으로 한국 음식을 접한 것도, 한국 스타일의 식탁(?)을 접한 것도 모두 인도 여행에서였다. 인도 여행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인도 여행 중에 피할 수 없는 복병은 바로 복통과 설사, 또는 오한과 복통을 동반한 설사이다. 이상하게 인도인들이 조리한 음식을 먹으면 통과의례처럼 당연한 과정이다. 들리는 말로는 인도인들의 청결과 관련된 문제라고 하기도 하고특히 길거리 음식에서 심한 조리환경의 위생 상태와 연관이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첫째 주부터 복통의 지옥을 경험하게 된 남편은인도의 음식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 인도에는 한인 여행객이 많아 한인들이 한국 음식을 찾는 특성 때문인지한인 식당이 꽤 있는 편이다. 우리는 안전한 여행을 원해서 주요.. 더보기
김치를 전자렌지에 데우는 남자 영어에 must 에 해당하는 단어가 독일에는 müssen 이란 단어가 있다. 영어처럼 독일에서도 좀 강한 의미가 담겨있는 경우가 많아서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4주 일정으로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신 시부모님. 여행을 떠나고 2주 뒤에 시어머니가 남편을 거치지 않고. 바로 직접 나에게 카카오톡을 보내셨다. du musst blah blah~~ 내용인즉슨, 우리가 돌아가면 너는 우리를 위해 꼭 한국요리를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지난 포스팅에 가끔 언급했지만, 우리는 시댁에 꽤 자주 방문하는 편이고자주 한국요리나 아시아 요리를 해서 함께 먹고 시간을 보낸다. 내가 요리를 한 번 하면 그다음엔 꼭 시엄마가 이것저것 해 주신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그러길 몇 해가 지나니 처음엔 좀 어색하고 익숙하지.. 더보기
한국 쌀, 외국인 남편이 더 좋아한다. 나는 아직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토마스 씨와 함께 살면서 쌀을 구입할 때, 한국 쌀은 분명 다르다며 아시아 상점에서 주문하겠다고 고집피우는 나,그리고 훨씬 저렴한 쌀이 독일 마켓에 널렸는데 굳이 왜? 라던 토마스 씨! 실제로 먹어보니 독일에서 판매하는 저가의 쌀 맛이 그렇게 저렴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독일의 마켓에서 늘 사다 먹었다. 독일에서 쌀은 의외로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인들이 먹는 쌀은 보통 밀히라이스(Milchreis: 직역하면 우유 쌀)가 있다. 거의 모든 상점에서 작은 포장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500g 한 팩이 보통 0.48 ~ 0.65유로 정도 하기 때문에 상당히 저렴하다. 인터넷 아시아 상점에서 사 먹는 우리 쌀은 9kg에 대략 19유로 정도이고,밀히라이스를 같은 무게로 환.. 더보기
따라쟁이 남편 남편을 만나기 전, 어렸을 때 충분히(?) 연애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커플 룩, 커플 신발, 무언가 커플로 공유해본 적이 없었다. 스무 살 꽃띠도 아니고 꼭 해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는 아니었는데, 똑같은 티셔츠는 아니어도 같은 소품이나 옷을 한둘 쯤 갖고 있는 것도 좋겠다 싶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토마스 씨가 한국에 와서 제일 이해할 수 없었던 것과절대 '지양'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커플 룩, 커플 신발 등등이었다. 거리에 쌍둥이 같은 남녀가 쌍둥이처럼 옷을 입고 다니는 게 외국인인 그의 눈에는 영 이해할 수 없는 문화였다고 했다. 그래서 함께 쇼핑을 가서 같이 맘에 드는 것은 자기가 사지 않거나, 자기가 꼭 사고 싶은 것은 나에게 사지 말라고 종용했다. 꼭 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이렇게 나오니 왠.. 더보기
한국어를 아는 남편의 진화 울트라 초초초 기초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우리 토마스 씨는 가끔 유용(?)하다. 한글을 읽을 줄 아니까, 특히 아시아마켓에 장 보러 보낼 때도 편하다. 물론, 전화를 계속해서 귀찮게 하지만. ㅎㅎ ㅠㅠ 얼마 전 한인마트에 보냈더니 사오라는 떡은 없어서 못 사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사 왔다. 막걸리랑 진라면, 그리고 만두! 한인 마켓 보내면 자기가 마실 막걸리는 잊지 않고 꼬박꼬박 사온다. 와인 마시듯이 와인 잔에 따라 홀짝홀짝 마시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술을 잘 못 해서 많이 즐기지 못하는 나로서는 공감하기 힘들다. 막걸리는 시어머니랑 시아버지도 좋아하시는데, 시어머니가 특히 좋아하신다. 그리고 꼭 이렇게 와인 잔에 담아 식사와 함께, 그리고 식사 후에 와인 처럼 계속. ㅎㅎ 며.. 더보기
이상하게 숫자 세는 외국인 아내 토마스 씨는 가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혼자 빵빵 터지고 좋아한다. 그리고 정말 당황스럽게도 그런 부분에서 그는 사랑스럽다고 느낀다. 나는 그래서 그가 참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고 고맙게 생각한다. 애교 없는 아내에게서 이렇게 스스로 귀여운 부분을 찾으려, 아니 만드는 그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겹다. 애교 없는 여보라 미안해. 남편. ㅠㅠ 어느 날, 한국어로 숫자세는 공부를 하던 남편. "하나,둘,셋,넷,다...다....닷, 엿, 일...??""몰라요." (어렵다는 말임) 어렵다고 하기에 한국 사람들도 그렇게는 잘 안 센다하니 다시 숫자를 센다. "일,이,샴,샤,오,륙,찔,빨,구우,일씹,,,,,," 일십은 뭐냐고 물으니, 십이란다. 이십,삽십이니까, 십도 그냥 십이 아니고 일십이라고.뭐, 아주 틀.. 더보기
외국인 남편의 한국요리 도전 요리하기 좋아하는 남편이 두 번째로 한국요리에 도전했다. 첫 번째 요리는 한 달 전에 동생이랑 파리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그 사이에 친구가 놀러 와서 함께 제육볶음을 너무 먹고 싶다고하여카톡으로 재료랑 양념을 알려주고 처음 시도 해보았는데,내가 시식을 해 보지 못해서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ㅎ본인 말로는 내가 한 것보다 더 맛있었다고 하는데.. 진짜일까? 한국 요리를 좋아하다 보니 자주 해달라고 하고 라면도 잘 못 끓이던 나도 덩달아 요리 실력이 늘긴 했는데,가끔은 귀찮기도 하다. ㅋㅋ신혼 초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밥을 먹으면 충분했는데요즘에는 일주일에 반 이상은 꼭 밥을 먹는 것 같다. 한 2,3일 밥을 안 하면 쌀밥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어차피 나는 한국의 중년 부인이.. 더보기
외국인남편 놀라게 한 한국식 농담 / 독일식 아파트 (쓰다보니 길어졌다. 스압 주의 ㅠㅠ, 아래 요약본 참고) 외국인 남편이라고 제목을 달면서도 항상 조금 웃긴 게정작 외국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건 '나'인데 ㅎ한국인이다 보니 한글을 쓰고 한국 인터넷에 글을 올리니마치 우리가 한국에 살면서 쓰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뭐, 어쨌든.이번엔 내가 이번에 한국식 농담을 했다가 남편을 뜨악했던 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새 창을 열었다. 우선 사건을 들어가기 전에 사건의 배경을 조금 설명해야 한다. 사진을 다 뒤져서 찾아봤는데 우리집을 정면으로 찍은 사진은 없다. ㅠㅠ아쉬운대로, 이거라도, 우리 집이 앞쪽 뒤쪽 발콘이 있는데,이 사진은 앞쪽 발코니에서 찍은 사진이라 사진으로 보이는 집들은 뒷쪽 발코니 인 셈. 뒷쪽은 저렇게 튀어 나와 있는 발코니고 앞쪽은 건물 안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