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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우리 하루, feat. 독일

적응 안 되는 독일식 유머

연말에 한국식 농담으로 남편을 깜짝 놀라게 하고

졸지에 악녀가 된 적이 있었는데, 

(관련 글 : http://varamizoa.tistory.com/55 )

독일식 유머를 보면 그런 남편을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내가 했던 농담처럼 잔악하거나 

몰인정한 유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유머가 많다. 


1. 

물에 빠진 사람 : Hilfe, Hilfe, ich kann nicht schwimmen.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나 수영 못해요)

휠체어 탄 사람 : Ich kann nicht laufen, Schrei ich deshalb so rum? (나는 걸을 수(뛸 수) 없어, 그렇다고 나도 소리 질러야해?)

아, 이건 정말 독일어는 둘째 치더라도 이해가 안된다. 

굉장히 웃픈 상황인데, 어쨌든 저 남자는 소리라도 질러야 하는데,

저 남자는 걷지도 못하니 당연히 수영을 못하니, 어디 도움이라도 청하면 되는데

너는 수영을 못해서 소리 지르니, 나도 걷질 못하니 소리를 질러야 하는 건지, 

도와줄 수 없어서 안타까우니 소리라도 같이 질러줘야 한다는 건지, 

우리 처지가 비슷하니 자기도 소리 질러서 도움을 요청해야한다는 건지;;;;;



2. 

돌 : Ich bin ein Stein ( 발음: 이히 빈 아인 슈타인 / 해석 : 나는 하나의 돌이지. )

널빤지 : Du? Einstein? Ha, Ha, Dann bin ich Brett Pitt. ( 네가? 아인슈타인이라고? 하하, 그럼 나는 브레드피트 다. )

이것은 발음도 알아야 이해가 된다. 

돌 하나, 라는 독어의 단어가 '아인 스타인' 인 데, 실제로는 스타인을 슈타인에 가깝게 센 발음을 하기에 

막상 들으면 발명가 아인슈타인과 같은 발음이 되는 거다. 

그러니까 널빤지가 지지 않고 말한다. 니가 아인슈타인이면 자긴 브레드 피트라고.  

돌도, 널빤지도 사실을 말하지만 중의적인 뜻을 내포한 독일식 유머다. 

이건 그래도 조금 재밌긴한데........그렇기는 한데........그래도....

좀....



3. 

오른쪽 남자 : Hör auf Moses, lass den Scheiß! (그만하라고 모세, 개떡 같은 짓 그만둬!)

이건 그 유명한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것에 나온 유머인데, 

두 번째 문장 해석이 조금 애매하긴 하다. 어쨌든, 의미가 그만하라는 뜻이다. 

낚시하는데 모세가 홍해를 갈라 버려서 자기만 낚시를 즐기고 자기는 못하니까, 

상황적인 웃음인데......

이것도 그다지.......도대체....ㅠㅠ



4. 

아저씨 : Entschuldigung. ich dachte, er wäre aus Schoko. 

(미안, 나는 얘도 초코렛인 줄 알았어.)

독일에서는 부활절 전후로 엄청난 물량의 토끼 모양 초콜릿이 판매된다. 

그런 상황에 갈색 토끼를 아무 생각없이 먹었는데 진짜 토끼였던 것이다. 

내가 보기엔 조금 잔인한 유머인데, 

무지한 사람, 또는 너무 많은 토끼 모양 초콜릿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제적인 웃픈 상황이나 그런 것들을 말하고자 한다는데, 

이것도 알고 보면 그렇구나 할 수는 있지만, 

역시 그다지.....



5. 

초록색 띠에 쓰인 글 : Frauenparkplätze (여성전용 주차구역)

주차 단속하는 여자 : Nun - Das will ich mal gelten lassen! (음, 이건 그냥 여기 둬도 되겠군!)

여성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한 남자를 불러서 바지 안을 열어 보고, 

그 안에 것을 본 여자가 이 물건은 여기에 두어도 될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물건이란, 차인지 남자의 그것인지 모호하나, 정황상 차는 아닌 것 같다. 

다소 야한 이런 유머가 독일에서는 사실 많다. 


풍자적, 해학적 또는 비꼬는 식의 스타일이 독일식 유머다. 

문화적 차이에서 인가.

나는 공감 하지 못 하겠다. 

이해가 되더라도 조금 웃기거나 고개를 끄덕거리긴 해도 

막 그들처럼 박장대소할 정도는 아니다. 

실제로 시댁에서 함께 시누와 시누 남친까지 모여서 얘기를 하다 보면, 

정말 이런 식의 농담들이 난무하는데

그 중에 정말 같이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유머나 위트는 한 두개가 고작이다. 


비정상회담에 다니엘 린데만이 노잼으로 유명한데, 

그가 참 바른 이미지라 그를 좋아하지만, 그것이 독일인들의 현실이다. ㅋㅋ

(이런 유머를 보고 말로 설명하니 ㅋㅋ)


자동차는 분홍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청록색, 형형색색이 난무하지만,

정작 본인들이 즐겨 입는 옷 색은 검정,회색,흰색의 어둡거나 칙칙한 모노 계열이다. 

가끔 빨간색이나 흰색이 있지만, 드물다. 

화려한 악세서리나 머플러를 하나 정도 걸치더라도 옷은 화려한 색이 별로 없다. 

아마도 화려한 의상을 입은 사람이 있다면 외국인일 확률이 높다.



아마도 더 오래 산다 해도 독일식 유머에는 적응이 쉽지 않을 것 같다.




(+)

누군가 독일 풍자만화에 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좀 지난 일이나 누구의 블로그에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 

같은 테마인지라 물어봐야 하나 싶어서 페이지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찾지 못함. ㅠㅠ 


(+))

프라우플루트님, 글을 보고 풍자 만화가 떠올라 쓰게 된 글인데, 

트랙백 설정이 안 되어 링크만 걸어 둠.

( http://flutistingermany.tistory.com/5 - 독일 남친이 해주는 재밌는 이야기)


(+))) 

유머 이미지 출처 : witze-blogger.de / to-witze.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