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in DE/우리 하루, feat. 독일

도도한 시누이 이야기

우리 시누이는 딱 보면 예쁘다.

그리고 스카이프를 포함한 카메라나 사진으로 보면 더 예쁘다.

하얀 얼굴에 밝은 갈색 머리가 여름엔 더 밝아지고 빛이 난다.

눈도 크고 깊은데 진한 쌍꺼풀, 얼굴도 작다.

다른 독일 여성들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아담한 160cm 정도의 키.

전형적인 서구적 체형으로 팔다리는 아주 가는데

나올 때 확실히 나오고 들어갈 때 확실히 나온 멋진(?) 몸매이다.

불어 선생님이어서 불어, 독어, 영어에 능통한 똑똑한 여자다.

뭐, 내 개인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외모와 지성을 겸비했다.

물론, 그녀에게도 단점은 있으나 생략하기로 함. ㅋ


내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녀를, 특히 외모를 설명한 이유는

그녀는 자신이 스스로 예쁘고, 몸매도 괜찮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길에서도 종종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묻는 경우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그런 경우에 우리 시누 성격이 모르는 사람에게 그다지

다정다감한 스타일이 아니라, 조금 쌀쌀맞게 군다.



독일은 스타벅스가 관광도시나 대도시에 두어 개 있는 정도다.

우리나라나 미국 현지처럼 스타벅스가 여기저기 있지는 않다.

실제로 독일의 현지인들보다 관광객이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우리 남편은 한 번도 스타벅스에 간 적 없고(독일에서)

우리 시누도 스무 살이 훨씬 넘도록 거의 없던 걸로 안다.





이십 대 중반 어느 하루,
처음으로 스타벅스에 간 그녀.
주문을 마치고 남자가 그녀의 이름을 물었다.



남자 >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시누 >    싫은데요!!

남자 >    (황당하고 놀란 눈) ??!!!!????????

시누 >    왜죠? 거절하겠어요.



라고 당당히 외치고 커피가 나오는 곳으로 이동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서서 커피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그 남자가 아줌마에게도, 다른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전부 이름을 묻는 것이 아닌가. ㅋㅋ

커피에 주문자 이름을 써주는 것을 그때 처음 알고 너무 당황스럽고 창피해서

커피가 나오자마자 도망치듯 나왔다는 이야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 크리스마스 때, 이 이야기를 듣고 우리 모두 빵 터져서,

뭐 이런 고전적인 스토리 다 있나 싶었다. ㅋㅋㅋ

말로만 듣던 그런 뻔한 이야기가 내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라니..

그리고, 우리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역시, 너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