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길에서 일주일 좀 못 되어서였을 것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서두르는 바람에,
너무 어두운 새벽에 길을 잃고 다시 출발점인 로그로뇨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곧 동이 터왔다.
그때의 일출은 내 평생, 지금까지도 두 번 본 적 없던 절대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 아름다움으로 그간 살아왔던 내 인생에 설움과 아픔, 상처가 한번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감격, 감동,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났으며,
그 모든 복잡한 감정을 눈물로 확인했던 순간이었다.
첫 카미노를 다녀온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 6년 동안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한 것 같다.
2009년 9월 기점으로 그 전에 내 삶은 꿈을 향해 나아갔고
그랬기에 변화 없이, 늘 같은, 그래서 더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2009년 내 첫 카미노 그 후,
꿈을 위한 맹목적인 전진을 일단 멈추었고,
어쩌면 영원히 그대로 멈추어진 상태로 서랍장 낡은 사진처럼 추억이 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그 후로 내 인생이 너무 많은 것들이 변화되었다.
그래서 분명 그때, 2009년, 프랑스 길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블로그를 처음 열었을 때,
애초에 다녀온 모든 카미노 카테고리를 만들고 써 놓았던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 많은 분량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접었다.
오늘처럼 가끔 사진을 한 장씩 올리며
그때의 느낌을 되살려 볼까 한다.
'산티아고 가는 길, Camino de Santiago > 프랑스길, 2009 Camino de Fr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프랑스 길 풍경 (5) | 2016.07.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