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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

우리의 부부 싸움 토마스 씨는 정말 피자 몬스터라고 스스로 별명을 지을 만큼 피자를 아주 좋아한다. 다행인 것은 자기 피자에 자부심이 있어서 나를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해 먹으니 좋다. 그런데 또 자기 피자 부심이 대단해서 내가 안 먹으면 또 엄청나게, 무척, 많이, 매우, 몹시 서운해하는 거다. "여보, 피자 먹고 싶다. 피자 해 먹자.""나는 별로 안 당기는데..""그럼 뭐 먹고 싶은데?""김치 볶음? 김치찌개? 김치 비빔국수? 김치말이 국수?""싫어. 피자 먹자." 먹는 걸로 이런 사소한 다툼을 가끔 한다. 왜냐하면 대화는 이렇게 사소하게 시작하지만, '먹고 싶다, 같이 먹자'파인 토마스 씨의 설득과 '싫다.' 파인 내가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과정에서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그냥 혼자 해 먹으면 좋은데 꼭 '함.. 더보기
외국인 남편이 좋아하는 한국식 샐러드 어렸을 때, 엄마가 가끔씩 해주던 음식이 있다. 한국식 샐러드인데, 아무래도 어렸을 때 가끔씩 먹던 음식이라 종종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독일에 와서도 가끔 생각나서 해 먹었는데, 토마스 씨가 처음 샐러드 맛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왜 때문에? 정말 단순한 샐러드이기 때문이고, 당연히 외국에도 이런 샐러드가 있을 줄 알았기 때문에 나도 조금 놀랐었다. 내가 종종했던 이 샐러드와 아주 똑같은 샐러드는 독일에서 본 적 없고, 비슷한 샐러드는 본 적이 있긴 하다. 샐러드라고 썼지만, 사실 샐러드라고 하긴 좀 그렇다. 적당한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데...그 음식은 바로 다름 아닌, 감자 샐러드. 그냥 삶은 감자를 으깨고, 계란 삶아서 노른자는 감자처럼 으깨고, 흰자는 식감 좋게 대충 썰어 넣고, 옥수수 .. 더보기
처음으로 이케야 조립 도전해 보다. 책상이 너무 지저분해 보여서 처음으로 이케야에서 조립식 상자를 하나 사 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토마스 씨에게 사다 달라고 한 다섯 번쯤 부탁하니 사 왔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너무 크긴 했지만, 그런대로 정리가 되긴 해서 그냥 쓰기로 했다. "여보, 나 이거 조립해 줄 거지?" "네네네~그런데! 나중에~" 나중에라고 말하는 것 보니 오늘 안에는 안 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ㅎ결국 내가 해보기로 하고 난생처음 이케야 조립에 들어갔다. 남편이랑 침대랑 테이블이랑 이것저것 같이 해보긴 했지만, 작은 상자여도 혼자 해보는 건 처음이라 설명서를 펼쳤는데.................. 아놔, 뭐 이리 복잡한 거임? 나름 공대 나온 여자인데, 하하하함낭러ㅏ너리ㅏㄴ멂ㄴ;ㅣ -_-설명서는 그림.. 더보기
날 울린 남편의 엉뚱함. 이 전에 글을 쓰면서도 자주 썼던 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독일의 날씨다. 독일 날씨는 정말 천방지축이라 예측이 불가능하다. 특히 겨울이 되면 유독 심하다. 아침에 해가 들어도 곧 우중충해지거나 장대비를 쏟아내기 일쑤며,아침부터 쏟아지는 비가 잠깐 멈추는 사이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다가도곧 다시 우중충해지기도 한다. 이곳에서 나고 평생을 살아온 독일인들도 겨울이 되면 우울우울 열매를 먹은 듯 침울해진다. 그러니, 유학생이나 나 같은 이주민들은 오죽할까. 외국인들은 겨울만 되면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다짐한다. "이 지긋지긋한 독일의 겨울 날씨. 내가 올 겨울 지나고는 반드시 독일을 떠나고 말테다." 이런 다짐을 수없이 반복하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할 때쯤이면어느새 봄이 와서 꽃이 피고 파릇.. 더보기
한국 드라마를 보다 호들갑 떠는 남편 내가 독일에 와서 놀랐던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독일 드라마였다. 자정이 지나지 않은 시각, 텔레비전에서 나온 야한 장면이었다. 여과 없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너무 놀랐고 괜히 화끈거렸다. 독일에는 텔레비전에 관련하여 여러 가지 제한 법이 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예를 들면, 22시부터 야한 장면을 내보낼 수 있고 몇 살부터 시청 가능하다거나, 폭력적인 장면 0시 이후라던가. 정확히 시간과 나이는 모르겠는데, 대략 그런 제한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지키고 제한하는 것은 자율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자율적인 제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장면에 제약이 있다. 심지어 흡연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담배를 보여주거나 입에 물 수는 있지만, 직접 피우는 장면을 내보내지 못한다. 그래서 독일 드라마.. 더보기
한국 관광 유도하는 남편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그랬던 걸 생각해보면 아마도 대부분의 유럽이 비슷할 것 같다. 그리고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지만, 내가 잠시 미국에 있었을 때 미국의 도로도 그랬다. 아마 대부분의 나라가 그럴 것이라 추측된다. 그리고 내가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그렇지 한국의 시골도 마찬가지 일거 같다. 그렇지만, 한국은 정말 외진 곳이 아니고서야 가로등이 한둘 있거나 하다못해 빛을 반사하는 방향 표시등 같은 것이 바닥이나 도로를 둘러싼 울타리라고 해야 하나, 그 펜스에도 그런 표시가 되어 있는 편이다. 그런데 독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땅덩어리가 큰 나라는 도시를 벗어나거나 진입하는 입구까지만 가로등이 설치가 되어 있고 나머지 부분들은 없다. 그냥 아무것도 없다. 잘 포장된 도로이지만, 불빛이라고는 내 차에.. 더보기
흔하지 않은 독일의 벚꽃놀이 독일에는 벚꽃이 흔하지 않아요. 타지 살이, 제게는 그러니까 독일. 독일에 살면서 아쉬운 점은 여럿 있는데, 봄에 가장 아쉬운 것은 벚꽃입니다. 독일에서 벚꽃을 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독일에서 봄꽃으로는 유채꽃과 목련 정도를 흔히 볼 수 있어요. 개나리도 종종 볼 수 있지만, 벚꽃을 길에서 보는 일은 정말 흔하지는 않아요. 보더라도 아주 가끔 한 그루 정도 볼 수 있긴 한데, 한국에서 여의도나 강변으로 꽃놀이를 할 만큼이 아니에요. 독일에서 벚꽃으로 유명한 곳은 본(Bonn)의 구시가(Altstadt), 그 외 남쪽 몇몇 지역들이 있는데요. 남부에서는 이 근처의 성(Castle: Schloss)도 유명해요.오늘 소개할 곳은 슈벳찡엔(슈벳칭엔: Schwetzingen) 성 안, 정원에 핀 .. 더보기
겨울나는 부추, 해외에서 한국 채소 먹기! 부추가 겨울을 나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저는 사실 몰랐어요. 서울에서 나고 반칠십 이상을 살았고 한국에서는 슈퍼나 시장 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부추가 겨울을 나는지, 꽃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요.해외 살다 보니 흔하고 당연한 것들이 어려운 일이 되니 모든 게 소중해지더라고요. 처음 독일에 온 날짜가 9월 3일. 한국이라면 아직은 좀 늦더위가 한창일 때였죠. 그래서 옷도 긴 팔은 거의 없었고 반팔에 얇은 카디건 몇 벌이 다였는데, 독일은 9월이면 이미 한국의 10월 말이나 11월 초처럼 추운 날씨였어요. 그렇게 첫 해, 첫가을을 독일에서 혹독하게 신고식을 치렀었죠. 처음 제가 독일에 왔던 그 해 독일의 겨울은 사상 최악의 겨울이 됩니다. 9,10,11월을 제외하고 1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