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이것저것/그림 + α

젊은 순교자 - 'La Jeune Martyrede' de Paul Delaroche




Paul Delaroche (또는 드물게 Hippolyte Delaroche) :

1797. 07. 17 - 1856. 11. 04, 프랑스 역사 화가, 아카데미 사실주의






젊은 순교자 - 'La Jeune Martyrede' de Paul Delaroche



해가 막 떨어진 늦은 오후, 

또는 해가 뜨기 직전 세상이 파랗게 변하기 바로 직전 가장 어두운 늦은 새벽. 
주변의 정막과 어둠이 그 정도쯤 깔린 시간. 

 

검붉은 핏빛 강물, 또는 어둠이 드리운 강물 위에 3세기 로마 디오클레티아누 황제 시절에나 나오는 여신들이 입는 듯 한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떠내려 온다. 
물결은 간간히 달빛을 비추이고, 어둠에 쌓여 까만 강물에 하얀 드레스는 더욱더 선명하다. 
여자는 깊은 잠에 빠진 듯 편안해 보이는 표정으로 흘러오는 물에 몸을 따라 흘린다. 
 



멀리서 언뜻 보이는 그 표정은, 

점점 가까이 오면 여자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하얀 드레스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그녀의 금발이 창백한 피부와 새하얀 드레스, 

그리고 어두운 강물과 잘 어울리게 물결을 따라 해초처럼 또는 하늘의 나비처럼 팔랑인다. 

물속에 흘러오는 듯한 그 모습은 가까이, 자세히 보면 물 위로 떠 있는 것이 아니라 

하체의 반 정도가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겨우 떠오른 듯, 잠긴 듯 보인다. 


두 손은 가지런히 앞으로 크로스 해서 내려놓은 듯 보이나 밧줄로 팔목까지 묶여있다. 

금발이 여인은 몹시 지친 듯 창백한 얼굴의 그 눈가는 파리하다. 


3세기 중세 로마 시대의 드레스 복장으로 보아 디오 켈리 아누 황제 시절 기독교 박해를 심하게 받아 온갖 고문 끝에 강물에 버려진 듯 오히려 죽음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주변의 새까만 강물과 어둠 속, 몸은 천근만근 무거울 것 같지만 

마음은 금발 여인의 새하얀 드레스와 창백한 얼굴처럼 

한없이 가벼워 보여 슬픔마저 평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