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다고 몸부림치기엔
아직 나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럭저럭 살 만하다고 하기엔
이별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요.
처음부터 만나지 말걸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고
우리가 정말 헤어지는구나 인정하기엔 아직 이르죠.
이럴 거면 왜 처음에 잘해 주었느냐고 원망하기엔
내가 누린 행복이 컸고
그 행복을 감사하기엔
지금 내게 닥친 불행이 너무 커요.
아무 데서나 흑흑거리고 울기엔 너무 나이를 먹었고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면서 웃어 버리기엔 아직 어리고
사랑한다고 말하려니 곧 버림받게 생겼고,
사랑했다고 말하려니 나는
아직도 그 사람을 이렇게나 사랑해요.
눈물이 나지 않으니 울고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울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엔
목구멍이 너무 아파요.
날씨가 거지 같이 우울하다며
한번 시원하게 울고도 싶지만
운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그래서 그냥 비가 오면 좋겠다고
중얼거리게 되네요.
- 이미나 작가의 ' 아이 러브 유'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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