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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오늘 하루, feat. Thomas 씨

무서운 거 못 보는 토마스씨.



우리는 함께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영화를 고르는 취향이 잘 맞지는 않는다.

한번은 억지로 전기톱 살인사건인가 뭔가 그거 보자고 했다가

한바탕 부부싸움까지 했다.


무슨 초딩한테 보자고 조르는 듯한 죄책감이 들어

그 뒤로는 함께 보자고 안 하고 그냥 혼자 본다.

그러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방에 안 들어 옴 ㅋㅋ



그런데 좀 웃긴 게,

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잔인하고 엽기적인 것들은 점점 잘 못 보겠다.

토마스는 외려 공포 류를 잘 못 보지만 엽기류나 잔인한 영화는 또 곧잘 본다.

그나마 가끔 미스테리나 스릴러물은 또 함께 볼수 있어서 다행이긴 하다.


스크림처럼 살인자가 뒤쫓거나

무언가에 마구 쫓기며 도망가야하는 류의 영화를 빼고

공포, 호러, 미스테리, 스릴러, 엽기 안 가리고 엄청 좋아하고 찾아서 보는 나.


영화를 꽤나 분석적으로 보고

웬만한 언더나 퀴어, 독립영화를 (약 6년 전, 지금은 아니고 ㅠㅠ)

한동안 꽤 섭렵하여 웬만한 영화로는 성에 안 차며,

모든 영화를 다 보지만, 내가 좋아하는

공포, 호러, 미스테리, 스릴러,는 절대 못 보고 절대 보지도 않는 토마스 씨.


얼마 전에 시누가 빌려준 장화홍련 DVD 독어 버전을 같이 보자고 했더니.

조금 보다가 또 슬슬 짜증이 낼 기미가 보이길래,

결국 혼자 봤다.  

난 이미 다 본 건데 결국 혼자 한 번 더 봄.

예전에도 두 번이나 본건데 또 봄. ㅋㅋ


그리고 며칠 뒤,

미안한지 미저리를 들고 와서 같이 보자고 한다.

아주 자랑스럽게 웃으면서

무서워서 못 본 거라고 같이 보면 볼 수 있을 거라고. ㅋ


그러더니 남자가 다칠 때 되니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리고 살짝 눈만 빼꼼. ㅋㅋ



나보고 끝나면 알려달라면서...


아이구야.. 못 말리는 토마스 씨.

당신은 내 남편이라고! `ㅁ`







덧>  미저리가 주인공 작가 발목을 아작 낼 땐,

후다닥 거실을 나가서 다 다치고 누워 있으니

슬그머니 들어옴. ㅋㅋ

내 다리가 진짜로 아픈거 같다나 뭐라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