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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오늘 하루, feat. Thomas 씨

전국에 진국이에게 미안합니다.

부제 > 진국이 지못미

 

 

전부터 써보려고 했는데 다른 이야기들 쓰면서

매번 까먹고 오늘에서야 써보겠다고 겨우 폼을 잡고 있다.

 

에피소드 역시 나는 굉장히 웃픈 이야기였지만,

제 삼자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우스운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점을 미리 밝혀두고 싶다. -_-

 

  에피소드는 토마스 씨와 사이에 두고두고 화자가 되고 있으며,

지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때는 벌써 3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독일로 오기 전에 토마스는 한국으로 방문을 해야 했다.

 

독일로 보내려고 보니 생판 얼굴 한 번 없는

게다가 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 외국인의 사랑 하나만 믿고 보내자니,

부모님 입장으로선 불안하기 짝이 없으며 황당하기 또한 이루 말할 없었다.

 

하여 부모님께서는 토마스가 반드시 서울로 와서

부모님 앞에서 직접 허락을 받아내야지만 내가 독일로 수가 있었다.

 

당시 토마스 씨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했고

다소 걱정은 했지만(별로 걱정 안 했던 , 허락의 개념 자체가 없었으니)

흔쾌히 그래야 한다면 마땅히 그렇게 있고 하겠다 했다.

게다가 플러스 영어를 못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자신이 한국어 독학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인도에서 먹었던 한국 음식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제대로 한국음식을 먹을 있다는 기대가 컸던거 같다.

왜냐? 뒤로 계속 먹는 이야기만 했기에 ㅎㅎ

 

 

그리하여, 그가 4,5개월 가량 친구도 만나지 아니하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러 나갈 때와

아시아 마켓에서 라면 하나씩 모으러 때를 제외하고

두문불출하며 온종일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어느 ,

한국에 방문을 앞둔 ,

스카이프를 통해 오랜만에 장시간 알콩달콩 통화를 마친 ,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려는 순간,

그가 말했다.

 

"사랑해. 너무 많이 진국이."

 

??????!!!!!!?????!?!?!?!?!!?!?!  !!!!!!!!!!!!!!

 

뭐래니;; 문맥상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그는 대체 저렇게 사용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그렇게 말해 놓고 굉장히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칭찬해달라고 주인을 바라보는 멍멍이처럼,

자부심 가득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 이런 표정 -_-


내가 '진국이'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가 어제 배운 다이알로그에 있던 단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너무 사용하지 않았느냐며,

자연스럽지 않았냐며, 칭찬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이알로그 보자고 했고

사실은 이러했다.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대충 내용이 대화체로 아래와 같다.

(상상하여 재구성함)

 

 

윌리엄 > (시무룩한 얼굴로 한숨을 쉬며) 후우.

민수     > 무슨 일이야? 윌리엄! 무슨 고민 있어?

윌리엄 >  .  어제 여자 친구에게 차였어.

민수     >  저런! 많이 슬프겠네. 기운 .

윌리엄 >  . 고마워.

민수     >  그런데 윌리엄, 차인 거야?

윌리엄 >  . 암내가 진국이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민수     >  (냄새를 맡으며) . 정말 진국이네!

 

 

내가 과장해서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는데

대충 저런 내용이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진국' 이란 단어의 쓰임이니까.

 

암내가 진국이다, 라고 쓰며

각주를 달아 차이다, 암내, 그리고 진국이란 단어의 뜻을 설명했는데.

암내가 틀린 단어는 아니지만;;;;;;

그래도 체취와 같은 다른 단어로 있는데 굳이 암내로

것도 재밌었지만 very much, too much, 의미로 진국이란 말을 쓰다니!! -_-

 

그냥 ,

많이 ,

당황스러웠지만 우습기도 했다.

 

 

원래 국물이 끝내준다는 의미로

국물이 진국이다.

또는 사람 인성이나 성격 등등 사람이 좋다는 의미로

사람 진국이야.

라고 쓰지 않나.

 

그리고 두 가지 외에 진국이란 단어를 일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문에.

 

 

그래서 제대로 뜻을 알려주었고,

사용 방법도 알려주었다.

단어의 뜻은 맞지만, 사용하는 경우가 극히 제한적이라고.

 

 

그러나  우리의 고집쟁이 토마스 씨는

진국이라는 어감이 무척 마음에 든다며 굳이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_-

 

 

그리고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사용하고 있다.

한국어로 말을 ,

많다고 강조하고 싶을 ,

항상 너무, 많이, 라는 단어와 함께 자기만의 숙어처럼 사용하고 있다.

 

 

사랑해. 진국이. 너무 많이.

보고 싶어. 너무 많이 진국이.

진국이 배고파.

화장실. 진국이.

 

 

이런 식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렇게 자꾸 듣다 보면 이유 없이 전국에 진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내가 듣기에는 '많다'라는 뉘앙스보다 사람 이름을 지칭하는 느낌일까.

 

진국이가 보고 싶다.

진국이를 사랑한다.

민지 배고파. 처럼 진국이 배고파.

 

라고 들린다.

 

 

 

 

 

1 >

 

한국에서 우리 가족 동생들을 처음 만났을 때가 여름이었는데

토마스가 한국어를 몇 마디 한다고 해도

동생은 당연히 토마스가 모르는 단어라고 단정하고

한국어로 나한테 그렇게 물은 적이 있다.

 

언니, 토마스도 암내 많이 ? „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토마스가 대신 대답을 했다. 한국어로.

 

토마스, 암내 진국이 있어.  ㅠㅠ 미안해요.

그런데 지금 암내 없어. ^^ „

 

나도 황당, 동생도 황당,

우리 모두 그냥 웃었다. ㅋㅋㅋㅋㅋ

 

토마스는 암내란 단어와, 많이 라는 단어를 알아듣고 눈치 대답을 던져 것임. ㅋㅋ

 

 

2>






토마스 한참 한글과 한국어 배울 , 글씨 연습


ㅅ,ㅊ,ㅈ 이 헷갈린다며 그것만 몇 페이지 씀. ㅋㅋ

 


 

 


 











다른 단어 쓰면서도 꼭 중간에 사랑이란 단어를 씀.

그런데

연정하다는 뭐지?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