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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DE/어느 하루, feat. H 양

처음으로 이케야 조립 도전해 보다.

책상이 너무 지저분해 보여서 처음으로 이케야에서 조립식 상자를 하나 사 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토마스 씨에게 사다 달라고 한 다섯 번쯤 부탁하니 사 왔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너무 크긴 했지만, 그런대로 정리가 되긴 해서 그냥 쓰기로 했다. 



"여보, 나 이거 조립해 줄 거지?"

"네네네~그런데! 나중에~"



나중에라고 말하는 것 보니 오늘 안에는 안 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ㅎ

결국 내가 해보기로 하고 난생처음 이케야 조립에 들어갔다. 

남편이랑 침대랑 테이블이랑 이것저것 같이 해보긴 했지만, 

작은 상자여도 혼자 해보는 건 처음이라 설명서를 펼쳤는데..................



아놔, 뭐 이리 복잡한 거임? 

나름 공대 나온 여자인데, 하하하함낭러ㅏ너리ㅏㄴ멂ㄴ;ㅣ -_-

설명서는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도 왠지 제 3세계의 언어 같은 건 왜일까?


그래도 여차저차, 이래저래, 요리조리 대충, 그럴싸하게 완성을 했다. 

그런데, 뭐, 이리 부품이 많이 남은 건지;;;;;

그래도 얼추 비슷하게 생긴 것끼리 설명서 그림을 보며 끼워 맞췄는데도! 그런데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부품들;;

남편이 쪼르르 달려와서 내가 조립한 탁자를 보고 엄지를 치켜세웠는데, 

곧 다시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 



"여보! 그런데, 이건 뭐예요?"

"그... 글쎄, 뭘까?"




 

해맑게 웃는 나를 보더니 남편이 혼자 빵 터졌다. 



"여보가 조립한 건데, 여보가 모르면 어떡해?"

"글쎄, 그러니까. 아무리 봐도 쟤네들은 어디에 쓰는 건지 모르겠네."


"아이고."



한국말로 아이고, 아이고 하는데, 그게 왜 이리 웃긴 건지...

대충 흔들어보고 힘을 주어 눌러봐도 튼튼한 거 보니 쟤들은 없어도 될 것 같다고 

그냥 쓰겠다고 하니, 또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아이고. 아이고" 하고 있다. 

그게 곡소리로 들리는 것은 기분 탓이겠지? 



정리해도 정리한 듯 정리 안 한 정리한 것 같은 이것도 기분탓일 거야. 

하하하ㅏㅇ라ㅓㅁㄴㄴ로ㅓㅗㅁㄴㄹㅣ러 -_-;;

나이가 들어가니 이런 것도 잘 못하나 보다. 

나름 공대 나오고, 전자기기나 조립품 사용설명서 없이도 뚝딱 잘했는데, 

이젠 설명서를 봐도 모르겠다. 그 쉽다는 이케아 조립인데. 

옷장 같이 어려운것도 아니고 걍 네모 박스 모양 작은 탁자인데.. ㅠㅠ